광주의 두 천재가 드디어 뭉치나… KIA 뉴 다이내믹 듀오, 아픔 없이 날아오를까

김태우 기자 2024. 1. 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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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급성장한 기량으로 KIA는 물론 리그 전체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도영 ⓒ곽혜미 기자
▲ 어린 시절부터 공격력에서는 김도영에 버금가는 역량을 가졌다는 호평을 받은 윤도현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상위 지명권을 내야에 투자하며 팀의 지명 방향성이자 고민 지점을 보여줬다. 지역 연고 1차 지명에서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문동주(한화) 대신 내야수인 김도영(21)을 선택한 것은 이를 상징한다. 문동주의 기량을 과소평가한 게 아닌, 팀 사정상 내야를 채울 때가 됐다고 봤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차 2라운드에서는 광주일고 내야수 윤도현(21)을 지명했다. 당시 광주‧전남 지역을 대표하는 가장 탁월한 재능의 내야수들을 모두 품에 안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도영은 대성초-동성중-동성고를 졸업했다. 윤도현은 화정초-무등중-광주일고를 졸업했다. 어린 시절부터 더그아웃을 사이에 두고 자주 비교된 두 재능이 연고팀인 KIA에서 만난 것이다.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김도영이야 고교 시절부터 전국구 스타였다. 또래들이 흉내 낼 수 없는 탁월한 운동 능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격‧주루‧수비에서 성공에 필요한 거대한 재능을 고루 갖췄다. 심지어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 아무에게나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닌데 김도영은 그런 자질을 타고 났다는 호평 속에 입단했다. 관계자들과 팬들의 기대치를 읽을 수 있었다.

윤도현도 만만치 않은 선수였다. 사실 중학교 때까지는 김도영과 쌍벽 혹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는 게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회고다. 김종국 KIA 감독 또한 “중학교 때 야구를 잘했다고 하더라. (김)도영이랑 쌍벽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나도 기대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팬들도 언젠가는 김도영과 윤도현이 내야를 나눠 지키며 팀을 이끌어가는 그림을 상상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친구는 프로 입단 이후 부상이라는 단어를 멀리하지 못했다. 먼저 두각을 드러낸 김도영은 2022년 프로 1군 경험을 쌓은 뒤 지난해 가장 급성장한 야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시리즈에서 3루를 밟다 발을 다쳐 오랜 기간 결장하는 시련을 겪었다. 부상 복귀 후 좋은 활약을 하며 다시금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시즌 뒤에 열린 APBC 경기 도중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또 손가락을 다쳐 한숨을 자아냈다.

그나마 김도영은 2년간 1군에서 187경기에 나가 경험을 쌓았지만, 윤도현은 입단 이후 계속 이어진 부상으로 지난해 간신히 1군 데뷔를 하는 데 그쳤다. 2022년 시범경기까지 큰 관심을 받았으나 중수골 골절로 사실상 한 시즌을 망쳤고, 지난해에도 햄스트링 부상이 겹치며 시련을 겪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때까지도 부상 여파를 확실하게 털어내지 못해 한 번의 기회를 더 놓쳤다.

아플 만큼 아팠다. 이제는 부상 악령을 떨쳐내고 자신들의 잠재력을 보여줄 때다. 김도영의 회복은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고, 윤도현도 경쟁 무대에 뛰어들 만한 몸 상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2024년에는 두 선수의 건강한 모습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부상만 없다면 김도영의 실력 발휘는 2024년부터가 진짜일 가능성이 있다 ⓒ곽혜미 기자
▲ 윤도현은 공격력을 앞세워 1군 백업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 기세다 ⓒKIA타이거즈

김도영은 이미 팀의 주전 선수다. 주전 3루수로 2024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84경기에서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25도루를 기록하는 등 대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멀리 칠 수 있는 능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능력에 콘택트도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부상만 없다면 올해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윤도현은 KIA 코칭스태프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재목이다. 내야 백업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몸 상태를 봐야겠지만 실험은 충분히 거칠 것이 확실시된다. 김 감독은 “수비 쪽에서 자세가 조금 안 나와도 하다 보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을 했다. 다만 부상 이슈 때문에 조금 안타까웠는데 부상을 털어내면 내년에는 1군에서 좀 더 뛸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범호 KIA 타격 코치도 김도영의 타격은 2024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윤도현 또한 공격에서는 김도영 못지않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장담한다. 이 코치는 김도영에 대해 “이미 기대 이상이었다고 생각한다. 몸의 스피드나 아무리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경기에 계속 출전하면서 그것을 유지시킨다는 게 상당히 어렵다”면서 “매일 경기에 나가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가 됐다”고 놀라워했다.

윤도현에 대해서도 “스프링캠프를 같이 가면서 치는 재능을 봤고 방망이만 놓고 보면 도영이 정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타격 재능은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2년간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몸 관리도 자기들만의 노하우가 생길 것”이라면서 “타이밍을 상당히 잘 맞춘다. 몇 번 파울을 내봐야 (그라운드) 안으로 넣는 선수가 있고, 한 두 번에 성공하는 선수가 있는데 윤도현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흥미를 드러냈다. 두 선수가 부상이라는 아픔 없이 2024년 동반 비상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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