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정치부문 2인자 레바논서 사망…이스라엘-주변국 긴장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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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2인자로 알려진 살리흐 아루리(58)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아 숨졌다.
알자지라 등은 2일 이날 아루리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야 지구에서 숨졌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 티브이를 인용해 밝혔다.
이날 공격은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이 나라에 가한 최대 공격이자, 가자전쟁이 시작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이 팔레스타인 밖에서 하마스 지도자를 살해한 첫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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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이란 “이스라엘의 범죄…보복할 것”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2인자로 알려진 살리흐 아루리(58)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아 숨졌다. 하마스를 지원해온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란이 강하게 반발하며 보복을 암시해 가자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자지라 등은 2일 이날 아루리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야 지구에서 숨졌다고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 티브이를 인용해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에 희생된 하마스 관계자 가운데 최고위 인사다. 하마스는 이날 공격으로 하마스 군사령관인 사미르 펜디와 아잠 아크라도 함께 숨졌다고 전했다. 레바논 국영 통신(NNA) 역시 이스라엘의 이날 드론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격은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이 나라에 가한 최대 공격이자, 가자전쟁이 시작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이 팔레스타인 밖에서 하마스 지도자를 살해한 첫 사례가 된다.
시아파 무슬림들이 모여 사는 다히야 지구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 중 한 곳이다. 공습을 받은 건물은 하마스의 사무실로 쓰이는 곳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자트 리시크는 성명을 내어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의 “비겁한 ‘암살’”이라고 규정하며 보복 의지를 밝혔다. 또 이스라엘과 물밑에서 진행해온 인질 석방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아루리가 카타르가 중재하는 인질 및 휴전 협상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아루리 부국장은 1987년 하마스 창설 때부터 이 조직에서 활동해왔다. 또 1992년 만들어진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알깟삼) 여단을 만든 핵심 인사 중 하나이자 서안지구 내에서 군사조직을 만드는 데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비비시(BBC)는 그가 하마스 정치 부문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측근이며, 레바논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연결하는 일을 맡아왔다고 전했다.
미국 시엔엔(CNN)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으로 가자전쟁이 친이란 성향의 주변국으로 번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신의 안방에서 이스라엘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헤즈볼라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가자전쟁의 향방이 바뀔 전망이다. 일단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는 “레바논 땅에서 저항 세력에 대한 어떠한 표적 암살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 역시 2일 성명을 내어 “아루리를 ‘암살’한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고문인 마르크 레게브는 미국 엠에스엔비시(MSNBC)에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책임이 없다. 누구의 소행이든 레바논과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정교한 공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선임연구원 란다 슬림은 알자지라에 “하마스 지도자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암살 작전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오랫동안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 지역에서 아루리가 살해됐다”며 “이스라엘에 의한 질적으로 다른 유형의 확전”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전쟁에 끌려가지 않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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