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피의자 주변인들 “민주당과 무관, 보수 성향 인물”

강정의 기자 2024. 1. 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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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부동산업…일만 전념한 분”
“민주당 내부 분란으로 몰아” 의심도
부산경찰청이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피습한 김모씨가 운영하는 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강정의 기자

“그 분은 민주당과는 전혀 상관없는, 보수에 가까운 성향이다.”

3일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 북수리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전날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를 습격한 김모씨(67)가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업소 인근이다.

A씨는 “일부에서 ‘김씨가 민주당원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얘기”라며 “김씨는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하지 않았고 부동산 일에만 전념했던 분이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인근 부동산중개업자 B씨는 “김씨는 이곳에서 부동산업만 20년째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김씨가 온화한 성품을 지녔던 만큼 이번 사건 소식을 듣고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씨 사무실 앞에는 원룸을 비롯한 빌딩·다가구주택의 매매 등을 위한 전단지가 붙어있었다.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과 운전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냐는 듯 잠시 사무실을 지켜보다가 지나가기도 했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피습한 김모씨가 운영하는 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 앞 모습. 강정의 기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도 “오랜 기간 공직에 있었던 김씨는 진보가 아닌 보수 성향이 짙었다”며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망감을 토로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김씨가 최근 몇 달씩 월세를 밀리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정황도 포착됐다. 사무실 인근에서는 중소기업자금 대출 등으로 금융권에서 보낸 채무 상환과 관련된 등기우편과 할부금 기일도래 안내장 등이 발견됐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김씨가 중개한 다가구주택 또는 전·월세 임대·매매 거래가 활발했는데, 최근에는 부동산 거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대인에게 조만간 중개업소 사무실을 빼겠다고 통지한 상태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운영하던 중개업소의 임대인인 C씨도 “김씨가 7개월 치의 월세를 밀렸다”며 “전 건물주에게도 진 빚이 16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부산경찰청이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피습한 김모씨가 운영하는 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평소 가까운 지인들 사이에서는 김씨가 정부와 정당에 관련된 비판을 하고, 신문을 구독해 읽거나 정치와 관련된 방송과 유튜브 등을 보는 등 정치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찾은 김씨 사무실 문 앞에도 보수 성향 신문과 경제지 등이 쌓여 있었다.

한 주민은 “김씨가 보수 성향의 신문을 자주 봤지만, 정치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면서 “그냥 살기 힘드니 홧김에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씨가 민주당 당원’이라는 주장에 대해 복기왕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은 “도당 자료로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라며 “온라인으로 당에 가입한 분들의 경우 지역에선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의 경우 당을 가릴 것 없이 모든 후보자와 친하다 보니 이중당적을 가진 분들이 많다”라면서도 “당 내부에선 보수 쪽에서 이번 피습을 민주당 내부 분란으로 인한 사건으로 몰아가고 있는 건 아닌 지도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습격한 김모씨가 운영하는 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 내부 모습. 강정의 기자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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