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홍예지, 애틋한 서사의 첫 장…‘환상연가’ 첫방 베일 벗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jinaaa@mkculture.com) 2024. 1. 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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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연가’가 베일을 벗었다.

2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환상연가’(극본 윤경아 / 연출 이정섭 / 제작 몬스터유니온, 판타지오)는 또 다른 인격이라는 굴레에 갇혀 고군분투하는 태자 사조 현(박지훈 분)과 복수를 꿈꾸는 연월(홍예지 분), 두 주인공의 운명적인 첫 만남과 재회가 속도감 있게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회 시청률은 4.3%(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먼저 의상 제작자라는 자신만의 꿈을 좇는 어린 사조 현과 그를 억압하려 하는 아버지 사조 승(김태우 분)의 격렬한 대립이 극의 포문을 열었다. 사조 현은 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도 무릎을 꿇거나 잘못했다고 빌지 않는 등 겉으로는 여린 듯 하지만 고집 있고 강인한 내면을 보여줬다. 반면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가족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딸 연월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장군 연풍학(오지호 분)의 행복한 모습이 앞으로 폭풍처럼 휘몰아칠 비극을 예감하게 했다.

‘환상연가’가 베일을 벗었다. 사진=환상연가 캡처
사조 승은 반정을 일으켜 아사태국의 왕위에 오를 음모를 꾸몄고, 이에 걸림돌이 되는 친구 연풍학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연씨 일가족을 말살하러 나선 그는 자신의 자리를 물려받을 아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동행했지만 잔혹한 살육의 현장에 던져진 사조 현은 몹시 괴로워할 뿐이었다. 이때 사조 현은 가까스로 몸을 숨긴 연월을 마주쳤으나 모른체해 그녀의 목숨을 구했고, 지독한 악연으로 얽히게 될 두 사람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안방극장에 강렬한 여운을 안겼다.

비극의 밤으로부터 10년 후 아사태국의 태자가 된 사조 현과 자객단의 일원 ‘계라’로 살아가는 연월의 현재가 그려졌다. 무희로 위장해 탐관오리들의 재산을 갈취하는 일을 해온 연월은 옷이 망가지자 포목점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은밀히 의상을 제작하는 사조 현과 우연히 마주쳤다.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의 모습은 가슴 애틋한 로맨스의 서막을 올리며 보는 이들의 심장 박동수를 높였다.

한편 사조 현은 들켜서는 안 될 비밀의 소유자였다. 그가 잠이 들면 두 번째 인격 악희(박지훈 분)가 나타나 몸을 지배했고, 사조 현과는 기질도 흥미도 다른 악희의 자아가 발현될 때마다 이를 광증(狂症)으로 포장해오고 있었던 것. 이복형이자 온화한 얼굴 뒤 왕위를 탐하고자 본심을 감춘 사조 융(황희 분)과 그의 어머니 청명비(우희진 분)는 물론 황후가 되기 위해 남편의 자리를 보전하려는 태자비 금화(지우 분)의 이해관계 속에서 이중인격이라는 정체를 철저히 숨겨야 하는 사조 현의 고군분투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사조 현이 잠든 틈을 타 비집고 나온 악희는 저잣거리 검투장에서 남장을 하고 대결을 벌이는 연월과 맞붙게 됐다. 대결에서 승리한 악희는 연월의 호전적인 모습에 호감을 품었고, 연월은 그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여겨 어리둥절해했다. 한 몸에 공존하는 두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키워 가면서 어떤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지, 묘한 삼각관계의 발단에 이목이 집중됐다.

1회 말미에는 연월이 복수를 위해 궁궐 안으로 향하면서 두 주인공의 관계가 본격화됐다. 부모님을 해친 사조 승에게 원수를 갚기 위해 무희로 위장한 연월은 왕의 침전까지 잠입하는 데 성공했고, 마침내 운명의 순간 다가온 그를 향해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자욱한 연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는 사조 승이 아닌 악희였고, 무언가에 취해 쓰러진 연월은 기억을 잃은 채로 정신을 차렸다. 연월은 깨어난 자신을 바라보는 악희에게 “누구세요?”라고 물었고, 그윽한 미소와 함께 “나? 그대의 남자”라고 대답한 악희의 한 마디는 여성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폭발시키며 역대급 ‘심쿵’ 엔딩을 완성했다.

이렇듯 ‘환상연가’는 거침없는 전개와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극본, 신선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하는 연출 등이 어우러져 단 1회 만에 드라마 팬들을 매료시켰다. 뿐만 아니라 1인 2역 첫 도전을 완벽히 소화한 박지훈, 신인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홍예지의 호연이 더해져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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