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세단 장점 모은 CUV, 대세로 뜬다
높은 실용성에 편안한 승차감
국내 출시 줄이어 선택폭 확대
세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장점을 결합한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가 최근 완성차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둘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로 각광받았던 ‘해치백’이 국내 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던 것과 사뭇 다른 시장 반응이다.
특히 SUV의 안전성·실용성과 세단의 편안한 승차감을 결합한 다양한 CUV 차량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국내 시장에서는 쉐보레가 내놓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비롯해 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 토요타코리아의 크라운, 스텔란티스그룹의 푸조308 등 자동차가 CUV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자동차다.
이 가운데 단연 앞선 모델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꼽힌다. 3일 다나와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에서 누적 판매된 트랙스 크로스오버 차량 숫자는 2만2020대에 달했다.
쉐보레는 GM한국사업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곳곳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수급물량이 제한된 상황이었음에도 판매량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차량의 매력은 독특한 디자인과 강력한 범용성에서 나온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전고가 1560㎜로 동급의 SUV 현대차 코나(약 1580㎜)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전장은 4540㎜로 코나(4350㎜)보다 190㎜ 길다. 기존 세단형·해치백형 자동차의 1400㎜ 중반대 전고보다는 100㎜가량 높은 편이다.
그러면서도 루프가 긴 쿠페 형태의 디자인을 차용하면서, 높은 차체에도 세단자동차와 같은 날렵한 형상이 매력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실용성 측면에서는 소형 CUV 모델임에도 차체가 준중형급으로 커서, 실내공간이 넓고 그만큼 적재공간도 넉넉한 것이 장점이다.
쉐보레보다 한발 앞서 국내 CUV 시장을 이끈 모델로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가 있다. XM3는 쿠페 스타일의 우아하고 유려한 실루엣이 매력적이다. 이와 함께 트렁크 공간을 넓게 확보하면서 차량의 활용성도 높였다. 최근 르노코리아자동차는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XM3 E-TECH을 출시하면서 트림도 다양화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공인복합연비가 17.4㎞/ℓ에 달할 정도로 우수햐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수입차 브랜드가 내놓은 CUV 차량도 있다. 토요타자동차가 내놓은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4050세대 이상 남성들을 겨냥한 자동차다. 전장 4930㎜, 전폭 1840㎜, 전고 1540㎜의 유려한 패스트백 스타일로, 휠베이스는 2850㎜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파워트레인은 2.4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2.5리터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편의기능도 우수하다.
반면 스텔란티스그룹의 푸조308은 젊은층을 겨냥한다. 스포티한 외관이 발군이면서도 최대 적재용량을 1323ℓ까지 확장할 수 있어 실용성도 고려했다.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는데 1.5ℓ 엔진의 최고출력은 131마력이지만, 최대토크는 30.6㎏.m로 초기 가속감이 뛰어나다. 남성적인 주행감과 배기음, 강력한 연비가 매력적이다. 특히 저회전 영역(1750rpm)부터 최대토크에 도달해 일상 영역에서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앞서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 이뤄졌던 해치백 자동차들은 세단 자동차의 낮은 전고에도, 뒷부분 루프를 SUV처럼 뭉툭하게 구성해서 적재공간을 확보한 형태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치백의 많은 겸용성에도 디자인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CUV는 차량의 전고를 높이면서 이같은 약점을 극복한 셈이다.
반면 세단 라인업의 설 자리는 대폭 줄어들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승용 모델은 2021년 대비 신규 등록이 3.6% 감소했다. 특히 중형(-6.8%), 대형(-15.9%) 모델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국산 소형 세단은 모두 단종돼 아예 자취를 감춘 상태다. 특히 SUV 특유의 좌우 롤링과 거대한 차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에게 CUV가 유력한 선택지가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CUV는 도심형 SUV와 세단의 장점을 모두 가졌다는 평을 얻고 있는 만큼 세단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세단 시장의 빈자리를 대체할 모델로 CUV가 앞으로 더욱 큰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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