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오늘 국민의힘 떠난다…신당, 가야 할 길이기에 간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가칭)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으로서 첫 합류다. 비례대표인 허 의원은 탈당과 동시에 의원직이 박탈되고 다음 순번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 응답없는 탐욕의 성벽에 머리를 박는 일, 누가 뭐래도 할 만큼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탈당 및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후 이 전 대표 측근 그룹인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 중 천하람 전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이기인 전 경기도 의원이 29일 탈당했다.
허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 서기 두려웠던 이유는 따로 있다. 당장 국회의원 배지를 던져야 돼서가 아니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보수정당 잘되길 바라시는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그 길은 현실이 될 수 없는 길"이라며 "이대로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싫어하는 민주당이 압승하는 세상, 그래서 우리의 자유가 제약되고 공정의 가치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끝끝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용산의 국정운영 기조와 불통이 문제이고 느닷없는 이념 집착이 문제이고 검사 일색의 인사가 문제이고 거기에 더해 대통령 가족의 처신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못한다"며 "이제 인정해야 한다. 아닌 건 아닌 것"이라고 했다.
허 의원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오셔서 윤색을 한다고, 급하게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며 "(국민들은) 비겁한 자들에게는 세상을 바꿀 기회를 결코 주지 않으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당 합류 결정에 대해 "그 길이 꽃길이어서가 아니라 가야할 길이어서 가보려고 한다.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길이기에 가보려고 한다"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역사를 물려줍시다'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긋지긋한 양당의 진흙탕 정치, 강성 지지층 분노만 부추기는 정치, 그러는 사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인 정치, 누군가는 끝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양자 택일을 강요하는 협박 정치, 이제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2년 가까이 활동했던 동대문구 주민들에게 "당협위원장도 아닌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참 감사했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다"며 "천덕꾸러기 같은 비주류 정치인에게 큰 행복을 주셨다"고 했다.
또 "지역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저를 공개적으로 도와주신 국민의힘 구의원 분들도 있다"며 "저의 탈당 때문에 앞으로 당신들이 겪을 고초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정치의 미래를 고민해주신 분들이다. 깊은 감사와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보좌진들에겐 "당신들 없이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당당하게 성역에 맞서는 허은아 되겠다. 비겁하지 않은 정치인 되겠다"며 "담대한 정치혁명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쾌유를 빈다. 아무리 의견이 다르고 미워도 말과 글로 싸워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했다.
그는 향후 천 전 위원장·이 전 의원과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합류하고자 하는 현역 의원님들이 계시는데 제가 브릿지(가교) 역할을 해서 신당에 도움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출마 지역에 대해선 "제 마음은 동대문에서 했으면 좋겠는데 당 전략에 따라 움직일 생각"이라고 했다.
합류를 고려하는 의원들에 대해선 "숫자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정치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앞으로 여러 부정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는 분들이 계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다른 당 의원들도 합류 의사를 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 의원은 "윤재옥 원내대표와 통화했고 오늘 찾아뵐 예정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찾아뵐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원들과 의원들에게 최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다. 저희 당에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깔끔히 탈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본회의를 통과한 쌍특검(김건희 여사·50억 클럽) 법안에 대해선 "(당과)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당론을 따라야 했다"고 설명했다.
탈당계는 이번주 내 낼 계획이다. 허 의원은 "국민의힘, 민주당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국민들께서 권력을 주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매력적인 정당을 만드는 게 목표다. 교섭단체까지는 해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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