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된 미키마우스…공개된 예고편 보니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키 마우스를 차용한 공포영화 예고편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키 마우스 초기 버전에 대한 저작권이 만료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2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키 마우스 가면을 쓴 살인마가 등장하는 공포영화 ‘미키의 쥐덫’(Mickey’s Mouse Trap) 예고편이 전날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됐다.
이 영화는 호러 코미디 스릴러 장르로, 21번째 생일을 맞은 주인공 알렉스와 그 친구들이 놀이공원 게임장에서 미키 마우스 가면을 쓴 살인마에게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다.
약 2분 분량의 예고편에는 기괴한 모습의 미키 마우스 가면이 등장한다. 또 미키 마우스 캐릭터가 최초로 등장한 무성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1928)의 일부 장면들과 ‘쥐가 탈출했다’(The mouse is out) 등의 문구가 삽입됐다.
이 영화의 각본과 제작을 맡은 사이먼 필립스는 BBC에 “기존에 것과는 정반대의 것을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터무니없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것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키 마우스를 가족 영화에 출연시키는 것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전되는 것을 생각해내야만 했다”고 했다.
영화의 정확한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오는 3월 개봉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 영화가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디즈니의 ‘증기선 윌리’ 저작권이 지난해 12월31일부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미국 저작권법이 규정한 저작권 보호 기간인 95년이 지나면서다. 이에 따라 영화, 게임, 만화가 등 창작자들은 이 작품과 캐릭터를 자유롭게 재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모든 미키의 저작권이 만료된 것은 아니다. ‘증기선 윌리’에 등장한 흑백 그림체에 바지만 입고 긴 꼬리를 늘어뜨린 ‘원조 미키’의 저작권만 만료됐다. 눈동자도 모두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등 전체적으로 쥐의 모습과 더 닮아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빨간 바지와 흰 장갑을 착용한 미키 등 초기에서 변형된 모습을 지닌 미키에 대한 저작권은 여전히 보호받는다.
앞서 디즈니는 ‘증기선 윌리’ 저작권 만료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미키 마우스의 더 현대적인 버전들과 저작권이 남아 있는 다른 저작물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키와 다른 상징적인 캐릭터들의 무단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해당 영화 뿐 아니라 1928년 버전의 미키가 등장하는 공포 게임도 새롭게 출시됐다. BBC는 “게임스튜디오 ‘나이트메어 포지 게임스’가 만든 ‘인페스테이션 88′이라는 공포 게임도 전날 나왔다”고 전했다. 이는 해충이 출현한 가운데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으로 알려졌다.
게임 제작사 측은 BBC에 “저작권이 만료되면서 영화 캐릭터(미키 마우스)를 게임에 넣을 수 있게 됐다”며 “(게임 내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적대자로서 완벽하게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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