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박근혜 피습 후 ‘대전은요’” 발언····당시 관련자들 진실공방

문광호 기자 2024. 1. 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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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지방선거 뒷이야기 두고 엇갈린 주장
당시 선대위원장 윤여준 “구상찬 전 의원과 의논한 결과”
당시 대표 비서실장 유정복 “수술 이틀 뒤 선거상황 보고 때 나온 말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경향DB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3일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 당시 수술 후 첫 마디로 “대전은요”라고 말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구상찬 전 의원과 의논한 결과였다고 밝혔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대전은요?라는 말씀은 수술에서 깨어나신 후 첫 말씀이 아니라, 이틀 뒤 선거상황을 보고했을 때 나온 첫 말씀이었으므로 윤여준 장관이 얘기한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2006년 5월 한나라당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윤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표를 아주 측근에서 모시고 있는 사람이 구상찬이라는 사람인데 전화가 왔다. ‘조금 있으면 마취에서 깨어나실 텐데 깨어나신 다음에 첫마디를 뭐라고 그러냐’ 그래서 둘이 의논을 했다”고 말했다. 구상찬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부대변인으로 언론 대응 역할을 맡았다.

윤 전 장관은 “‘멘트가 길면 안 된다. 한마디로 해야 된다 짧게’ 그랬더니 그 친구(구 전 의원)가 그때 대전이 아주 백중세라서 관심의 초점이었을 때니까 ‘대전 관련해서 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했다”며 “제가 ‘좋은 아이디어다. 표현을 뭘로 하냐’ 그랬더니 그 친구가 ‘대전, 대전, 그러더니 대전은요’ 한 마디 했다. 그래서 ‘그거 됐다. 그렇게 발표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전 장관은 “정치판에서 그런 일 많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이던 2006년 5월20일 지방선거 유세 도중 괴한의 습격으로 오른쪽 뺨에 자상을 입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중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상처 부위 수술을 받은 뒤 입원해 있으면서 유정복 당시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대전은요”라며 접전지 대전의 판세를 물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이후 한나라당에 열세였던 대전 판세가 뒤집혔다.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윤 전 장관 주장을 반박했다. 유 시장은 “당시 상황을 정확히 밝히면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2006년 5월 20일 오후 7시15분에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커터칼로 테러를 당하셨다. 당시 상처는 길이 11cm, 깊이 1~3cm로 3시간30분 동안 60여 바늘을 꿰맨 대수술을 받았다”고 “다음날(5월21일), 한나라당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모두가 격앙되어 강력 대응을 주장했는데,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제가 수술에서 깨어난 박근혜 대표에서 그 사실을 보고하자 첫 마디가 ‘오버하지 말라고 하세요’였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기간이었으므로, 그 다음날인 5월22일 병실에 들어가 현재 선거상황에 대해 보고드렸더니 첫 말씀이 ‘대전은요?’였다”며 “즉 ‘대전은요?라는 말씀은 수술에서 깨어나신 후 첫 말씀이 아니라, 이틀 뒤 선거상황을 보고했을 때 나온 첫 말씀이었으므로 윤여준 장관이 얘기한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유 시장은 이어 “병실에서 나왔을 때 만난 중앙일보 기자가 별일 없었냐? 라고 물어서, 당시 별 생각 없이 “대전은요?”라고 말씀하셨다고 답했는데, 그걸 중앙일보 기자가 듣고 기사를 써서 알려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무슨 의도를 갖고 한 말이 아니었고, 그 말을 듣고 얘기한 사람은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제가 유일했다”며 “보도 경위도 매우 우연에 가깝다. 있지도 않았던 내용으로 진실이 왜곡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정성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부지에서 한 남성에게 습격을 당했다. 이 남성은 흉기로 이 대표의 왼쪽 목 부위를 공격했다.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된 뒤 다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경정맥이 손상되는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의식은 회복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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