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원1지구 '분양가 상승·선분양 전환'…고민 커진 광주시
잦은 사업계획 변경에 분양가만 올라가…공공기여 협상 주목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민간 공원 특례사업이 업체 간 지분 싸움에 이어 아파트 분양 방식과 분양가를 두고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바뀐 뒤 다시 선분양 전환이 추진되는 과정에 매번 분양가만 높아지고, 공공사업의 중대한 결정도 손바닥 뒤집듯 바뀐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달 중앙공원 1지구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로부터 사업계획 변경안을 제출받고 타당성 검증을 진행 중이다.
빛고을 SPC는 2027년 말까지 공원과 비공원시설을 준공할 계획이며 분양가는 선분양 시 3.3㎡(1평)당 2천545만원, 후분양 시 3천800만원대로 책정해야 한다고 광주시에 제시했다.
3년 전 협약 당시 2024년 6월 완공에 3.3㎡당 1천870만원에 후분양하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안팎을 더 올려 요구했다.
112㎡(34평형)을 기준으로 볼 때 분양가는 최고 6억5천만원이 상승할 수 있어 그만큼 실수요자인 시민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분양과 후분양을 오락가락하는 분양 방식은 시민을 더 혼란스럽게 한다.
선분양은 착공과 동시에 분양할 수 있어 사업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비·인건비 변동분이나 시장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렵다.
후분양은 공정률이 60∼80%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하게 돼 상승분 반영과 부실시공 예방, 실수요자 중심 주택 시장 형성 등 장점이 있지만 건설사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다.
중앙공원 1지구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에는 선분양과 2천370세대 조성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중앙공원 1지구 사업지인 광주 서구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분양가를 3.3㎡당 1천500만원대로 낮춰야 할 상황에 놓이자, 2021년 사업조정협의회에서 후분양으로 전환하고 분양가를 3.3㎡당 1천870만원으로 책정했다.
용적률과 비공원시설 면적까지 늘려주면서 특혜 전환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다만 조정 대상 구역에서 해제되면 선분양으로 전환하고 추가 분양가 인하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조항을 반영했다.
사업자는 이후 금리 인상과 건설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이 조항에 근거해 다시 선분양 전환을 요구했고, 지역 시민단체들은 업자의 부담을 시민에 전가하는 꼼수라며 반발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성명에서 "용적률 감소, 분양가 인하, 과거 감면한 공공기여금 250억원 이상 기여 등이 선행되지 않는 한 선분양 전환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빛고을 SPC의 변경안에 대해 "일방적 수치로 선분양·후분양 조건 타당성을 모두 검증한 후 다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변경안을 일부 수긍하는 면도 있지만 분양가 상승과 잦은 분양방식 변경이 시민 부담으로 받아들여질까 난감해하는 모습도 보인다.
강기정 시장도 최근 "선분양으로 해서는 (분양이) 과연 될까 싶다"며 후분양 기조를 유지하는 듯했지만, 또 다른 광주시 관계자는 "후분양 유지 시 자금 조달 규모가 지금의 1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늘어나게 돼 공원 개발 사업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은 곤혹스러운 광주시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공사 지연과 금융 이자 증가 등을 고려하더라도 지금의 협상 방향이 수요자인 시민 중심이 아닌 사업자 편익 보장에만 치우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공권을 두고 다퉜던 한양도 2021년 당시 내건 선분양 평당 1천700만원대 조건에서 공사·금융비용 증가분만 최소한으로 반영해 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동안 3차례 협상 모두 광주시와 사업자가 시민 편익 시설 확충보다는 분양가 인상 폭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의 불만도 커졌다.
최선영(41)씨는 "지난해 평당 3천만원의 민간 아파트가 나왔을 때 과열이라는 비판과 함께 분양률도 매우 낮았다"며 "민간공원 사업은 공공성이 큰 사업인 만큼 시가 부동산 과열을 부추긴다는 메시지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타당성 검증 결과를 토대로 사업계획 조정을 한 뒤 필요시 협약을 변경할 예정인데 공공기여 부문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지 주목된다.
사업자 측은 오는 3월 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어 1월 중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도로·공원시설·주민 숙원사업 등 공공성 확보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 가치로 두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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