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이승만·윤석열 비판한 교사, 감봉…法 "징계 정당해"

法 "객관적 근거 없어…정치적 견해 전파 의도 보여"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고(故)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윤석열 대통령 비하 만평을 보여준 교사가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해 징계 받는 게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지난달 21일 국어교사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고(故)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윤석열 대통령 비하 만평을 보여주는 등 정치적 견해를 전파한 교사가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해 징계 받는 게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위 사진은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2023.12.26. [사진=대통령실]

경기 지역 자율형사립고 교사인 A씨는 과거 고3 수업시간 도중 6·25 전쟁을 소재로 한 박완서 작가의 소설 '겨울 나들이'가 나오자 "이승만 대통령이 6·25를 빌미로 무고한 국민을 살해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을 '생양아치'라거나 독일 나치 '히틀러' 등에 비유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보수 정치세력도 비판했다. A씨는 "윤 대통령은 취임 전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이야기했지만 취임 후에는 안보에 소홀했고, 대한민국 보수는 안보가 중요하다. 전쟁이 일어나면 도망간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일본 욱일기 문양 머리띠를 한 네티즌 앞에서 한 손을 들어 나치식 경례를 하는 듯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학교 측은 지난 2022년 8월 A씨에게 감봉 1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에 A씨는 "'겨울 나들이'의 주제를 인권과 평화 등 현대사회의 문제로 심화해 수업을 했을 뿐 학생을 선동하지 않았다"며 징계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학교 측의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의 윤 대통령에 대한 발언도 문제 삼았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지난달 21일 국어교사 A씨가 교워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징계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재판부는 "원고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 객관적 근거 없이 편파적 주장만을 나열했고 대립되는 견해도 소개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 비판적 사고를 함양시키는 교수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보수세력에 대한 비판은 전쟁과 관련됐다는 점 외에는 '겨울 나들이' 소설과 연관성이 없다"며 "감수성과 수용성이 왕성한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비난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A씨가 학생들을 상대로 보여준 윤 대통령의 만평에 대해서는 정치적 견해를 전파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번 발언 외에도 수업시간에 정치적 견해가 담긴 발언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때문에 훼손된 교육의 중립성 등을 회복하는 공익은 징계로 인한 불이익을 상회한다"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