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여정 “무식한 윤석열…문재인은 진짜 안보 챙길 줄 알아”

이제훈 기자 2024. 1. 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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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는 신년사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공헌'한 '특등공신'으로 '찬양'받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2일 늦은 밤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 가뜩이나 어수선한 제 집안에 '북핵·미사일 공포증'을 확산시키느라 새해 벽두부터 여념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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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겨냥 “안보 통째로 말아먹어…미련한 자”
문 전 대통령엔 “입엔 꿀 바르고 속엔 칼 품은 사람”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는 신년사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공헌’한 ‘특등공신’으로 ‘찬양’받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2일 늦은 밤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 가뜩이나 어수선한 제 집안에 ‘북핵·미사일 공포증’을 확산시키느라 새해 벽두부터 여념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부부장은 “지금 조선반도 형세가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우 위태롭게 되고 안보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로’”라고 비꼬았다. 그는 윤 대통령이 “북정권과 군대는 ‘소멸해야 할 주적’으로 규정하고 떠들어주었기에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통일’과 같은 환상에 우리 사람들의 눈이 흐려지지 않게 각성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 대통령을 “권좌를 올려다볼 때부터 사유능력과 인격이 매우 의심스러웠던 인간”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문재인, 참 영특하고 교활한 사람”이라고 비교했다. 그러곤 “입에는 꿀을 바르고 속에는 칼을 품은 흉교한 인간보다 상대에 대한 적의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우직하고 미련한 자를 대상(상대)하기가 훨씬 수월하지 않은가”라고 빈정댔다.

이어 “평화보따리를 내밀어 우리의 손을 얽어매놓고는 돌아앉아 제가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도 우리가 전망적인 군사력을 키우는 데 제약을 조성한 것은 문재인”이라며 “살점이라도 베여줄 듯 간을 녹여내는 그 솜씨가 여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안보를 통째로 말아먹은” 이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돌이켜 보면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상대였고 진짜 안보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비교했다.

그는 “문재인의 그 겉발린 ‘평화의지’에 발목이 잡혀 우리가 전력강화를 위해 해야 할 일도 못 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큰 손실”이라며 “무식에 가까울 정도로 ‘용감한’ 윤석열이 대통령의 권좌를 차지한 것은 우리에게 두번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확장억제 완성’ 신년사를 겨냥해 “우리에게 보다 압도적인 핵전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또다시 부여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북풍’과 ‘총풍’을 일구며 부려대는 대결광태를 보면 가뜩이나 위태위태한 대한민국의 가냘픈 운명을 지난해에는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면 올해는 아예 칠성판에 올리고야 말 기세”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의 이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리고, 일반 인민이 접할 수 있는 매체인 노동신문 3일치에는 실리지 않았다. 일단은 담화의 수신자를 북쪽 인민이 아닌 남쪽으로 한정하겠다는 뜻이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연말 노동당 중앙위 8기9차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이상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라고 선언한 배경과 이 선언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어 보인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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