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윤석열 시대 맞고보니 교활한 문재인 생각나" 안보 교란

김여정, 尹 신년사 다음날 '북핵·미사일 위협 원천봉쇄' 등에 반발입장
"尹, 사유능력·인격 매우 의심…자유민주주의 체제하 통일 염불처럼 떠들어"
"겉발린 '한핏줄, 평화의지'로 군사력 제약 조성한 건 文…제2집권 했다면 北이 큰일"

지난 2023년 8월1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 주 소재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 간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대통령실 사진 갈무리>

지난 2018년 2월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응 입장을 내면서 한·미 양국의 대(對)북핵 확장억제체계 강화, 연합훈련 재개 등을 비난했다. 윤 대통령의 원칙 안보 노선이 한반도 안보불안을 야기하고, 이미 장기간에 걸친 자신들의 핵개발을 도왔다는 궤변을 폈다. "문재인, 참 영특하고 교활한 사람이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들을 기만해 "진짜 안보"를 챙겼다고 남남(南南)분열을 부추기기도 했다.

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여정은 2일 이른바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쎄지'를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확장억제체계를 완성해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봉쇄할 것이다', '북의 핵·미싸일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체계를 강력히 구축하는데 더욱 속도를 내겠다'느니 하며 가뜩이나 어수선한 제 집안에 '북핵, 미사일공포증'을 확산시키느라 새해벽두부터 여념이 없는 그에게 인사말 겸 지금까지 세운 '공로'를 '찬양'해주고싶은 충동이 생겼다"고 비꼬았다.

김여정은 "지금 조선(한)반도의 안보형세가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매우 위태롭게 되고 안보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건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공로"라며 "권좌를 올려다볼 때부터 사유능력과 인격이 매우 의심스러웠던 이 인간이 집권 후 시종 '힘에 의한 평화'를 떠들고 확장억제력증강과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몰념하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백척간두에 올려놓은 것을 두고 입가진 사람마다 비난을 퍼붓고있지만 나는 '찬양'하고싶다. 야유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윤 대통령을 "우직하고 미련한 자"라고 했다.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을 끌어들여 대한민국을 '목표판'으로 만들어놓고 온 한해 때 없이 '정권종말'과 같은 수사적위협을 입에 달고 살며 무차별적인 각종 규모의 합동군사연습들을 확대강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주적'인 우리의 분노를 최대로 격앙시켜주고 서울을 겨냥한 '방아쇠'의 안전장치를 완전히 풀어준 것"이라며 "우리(북한 정권)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공신'"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정권과 군대는 '소멸해야 할 주적'으로 규정하고 떠들어주었기에 우리는 진짜 적이 누구인지 명백히 하고 대적관을 서리찬 총창처럼 더더욱 벼릴수 있게 됐다"며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통일'을 염불처럼 떠들어주었기에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통일'과 같은 환상에 우리 사람들의 눈이 흐려지지 않게 각성시킬수 있었으며 제 먼저 9·19북남군사분야합의의 조항을 만지작거려주었기에 휴지장따위에 수년간이나 구속당하던 우리 군대의 군사활동에 다시 날개가 달렸다"고 아전인수식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이런 세상을 맞고보니 청와대의 전 주인이 생각난다"며 문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김여정은 "문재인. 참 영특하고 교활한 사람이였다. 어리숙한 체하고 우리에게 바투 달라붙어 평화보따리를 내밀어 우리의 손을 얽어매여놓고는 돌아앉아 제가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도 우리가 미국과 그 전쟁사환군들을 억제하기 위한 전망적인 군사력을 키우는데 이러저러한 제약을 조성한것은 문재인"이라며 "우리와 마주앉아 특유의 어눌한 어투로 '한피줄'이요, '평화'요, '공동번영'이요 하면서"라고 꼬집었다.

김여정은 "살점이라도 베어줄듯 간을 녹여내는 그 솜씨가 여간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상대였고 진짜 안보를 챙길줄 알았다"며 "우리에게는 핵과 미사일발사시험의 금지를 간청하고 돌아서서는 미국산 'F-35A'를 수십대씩 반입하고 여러척의 잠수함들을 취역시켰으며 상전에게 들어붙어 미싸일사거리제한조치의 완전철페를 실현시키는 등 할짓은 다한것이 바로 문재인이다. 웃는 낯에 침을 못뱉는다고 하지 않았나. 문재인의 그 겉발린 '평화의지'에 발목이 잡혔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이미 집권 후반기의 문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을 맹비난해놓고도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제2의 문재인이 집권했더라면 우리로서는 큰일일 것이다. 무식에 가까울 정도로 '용감한' 윤석열이 대통령의 권좌를 차지한것은 우리에게 두번 없는 기회다. 문재인 때 밑진 것을 열배,스무배 아니 그 이상으로 봉창할수 있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지금 윤 대통령이 새해벽두부터 '북풍'과 '총풍'을 일구며 부려대는 대결광태"라며 "아무튼 우리에게는 더없는 호기"라고 궤변을 거듭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