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국은 '역사적 비행' 하는데, 한국은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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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비행이다."
지난해 11월28일 영국 버진애틀랜틱이 100% SAF(지속가능항공유)를 사용한 여객기의 최초 대서양 횡단(런던→뉴욕)에 성공한 것을 두고 한 논평이다.
새해가 됐지만 한국 정유사는 여전히 SAF를 만들어 팔 수 없는 신세다.
미국만 봐도 현재 항공유 수입의 절반 이상이 한국산인데, 이 물량 상당수가 해외 기업이 만든 SAF로 대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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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비행이다."
지난해 11월28일 영국 버진애틀랜틱이 100% SAF(지속가능항공유)를 사용한 여객기의 최초 대서양 횡단(런던→뉴욕)에 성공한 것을 두고 한 논평이다. 이 회사의 창업자로, 비행에 동행한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경도 "지속가능한 연료로의 업그레이드"에 의미를 부여했다.
SAF는 폐식용유 등을 활용해 만드는 항공유다. 기존보다 탄소 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다. 유럽 등 각국이 혼합 의무 비율을 설정하는 2025년 무렵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이 47.2%에 달할 전망인데, 이런 미래 시장의 개화가 코 앞에 도달했음을 브랜슨의 버진애틀랜틱이 보여준 것이다.
비슷한 시점인 11월23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여야가 정유사의 바이오연료 사업을 가능케 하는 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기존에 '석유 정제 제품'만 판매할 수 있었던 국내 정유사가 SAF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 법은 한 해가 끝날 때까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새해가 됐지만 한국 정유사는 여전히 SAF를 만들어 팔 수 없는 신세다.
이를 두고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외국은 이미 이륙할 준비를 마쳤는데, 우리는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 떼고 있다"고 푸념했다. 여타 선진국들이 2010년대 중반부터 10년 뒤 시장을 내다보며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책을 준비할 동안 한국은 별다른 관심도 없이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버진애틀랜틱의 비행에는 영국의 에어BP 등이 만든 SAF가 사용됐다. 미국의 월드에너지·제보, 핀란드의 네스테, 프랑스의 토탈 등도 시장 선점에 나섰다. 우리 기업들은 입맛만 다시고 있는 형국이다. 사업에 착수해도 생산시설 등 인프라를 갖추려면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초조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SAF 사용이 늘수록 국내 기업의 손해가 커지는 구조다. 미국만 봐도 현재 항공유 수입의 절반 이상이 한국산인데, 이 물량 상당수가 해외 기업이 만든 SAF로 대체될 수 있다. 정부와 국회가 조속한 사업 허용을 확정하고 인센티브와 지원책 등의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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