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신년 키워드는? ‘성장’ 1위…작년 4위 ‘위기’는 19위로 밀려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아 국내 10대 그룹이 발표한 신년사에는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성장’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신년사에 많이 사용됐던 ‘위기’는 올해 키워드 10위권에서 밀려났다.

2024년 1월 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연합뉴스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의 ‘2024년 신년사’에 쓰인 단어들의 빈도 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거론된 키워드는 성장(38회)으로 집계됐다. 신년사에 ‘성장’을 언급한 빈도 수는 최근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신년사에서 ‘성장’ 키워드 순위는 2022년 공동 5위(28회), 2023년 3위(39회), 2024년 1위(38회)로 나타났다.

장기 불황을 이어오던 반도체가 작년 하반기 회복세로 전환됐고,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IT 관련 업종도 차차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성장’을 강조한 기업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작년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로 신년사 키워드 4위에 올랐던 ‘위기’는 19위로 밀려났다.

10대 그룹 중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포스코그룹이었다. 주력 사업인 철강뿐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은 최근 3년간 내놓은 신년사마다 ‘성장’을 가장 많이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성장’에 이어 ‘글로벌(세계)’과 ‘미래’가 대기업 신년사에 총 35회 사용되며 공동 2위에 올랐고, 그 뒤로 고객(30회), 변화(26회), 친환경(22회), 가치(22회), 환경(20회), 지속(20회), 혁신(19회) 등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년사 핵심 키워드 중 ‘글로벌(세계)’ 사용 빈도 순위는 작년 공동 9위에서 7계단이나 높아졌다. 끝나지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미·중 마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를 주문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경영 리스크를 극복하려는 방안으로 신년사에 ‘미래’와 ‘고객’ 키워드를 사용한 기업들도 많았다. ‘미래’·'고객’은 올해 신년사 사용 빈도 순위 공동 2위와 4위에 올랐다. 특히 ‘고객 가치’를 핵심 경영이념으로 강조하고 있는 LG그룹은 최근 3년 모두 신년사에 ‘고객’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10대 그룹에서 발표한 신년사 전문 또는 보도자료 내 주요 키워드를 발췌해 분석했다. 삼성의 경우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신년사를 반영했고, 현대자동차는 신년사를 이날 발표해 올해 키워드 조사에선 제외했다. 재계 11위인 신세계는 일반 그룹과 성격이 다른 농협(금융권)을 대신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