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탈삼진왕과 동반 훈련 자청…부활 외친 17승 에이스 “달라진 모습 보여드릴 것, 목표는 선발” [오!쎈 인터뷰]
[OSEN=이후광 기자] 왕년의 17승 에이스 이영하(27·두산)가 2024년을 부활 원년의 해로 만들기 위해 일본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미니캠프로 향한다.
이영하는 3일 같은 에이전시 소속의 김범수(한화)와 함께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해 약 2주 동안 요미우리 구단 시설에서 열리는 미니캠프에 참가한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몸을 만들 훈련 파트너로 KBO리그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일본프로야구의 명문 요미우리 투수들을 택했다. 그 중에는 2022년 센트럴리그 탈삼진왕을 차지한 요미우리 에이스이자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 멤버인 토고 쇼세이도 있다.
이영하는 지난해 1군 복귀와 함께 에이전시인 정창용 팀퓨처스 대표에게 “스프링캠프에 앞서 일본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대표는 과거 두산 이승엽 감독과 이대호가 일본에서 활약할 때 통역을 맡은 인물로, 일본 내 넓은 인맥을 이용해 이영하, 김범수의 요미우리 미니캠프 참가를 성사시켰다.
지난 2일 OSEN과 연락이 닿은 이영하는 “원래 내가 일본 투수들을 좋아하는데 함께 운동을 해보면서 직접 공 던지는 걸 보고 싶었다. 에이전시 대표님이 일본 쪽을 많이 알고 계셔서 작년 1군 복귀한 뒤부터 계속 뜻을 말씀드렸다”라며 “작년에는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올해만큼은 확실하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미니캠프 참가 배경을 설명했다.
이영하는 토고 쇼세이를 비롯해 요미우리 투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른바 ‘꿀팁’을 전수받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는 “일본에서 잘 던지는 선수들이라고 하니 경기 마인드, 타자를 상대하는 마음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특별히 무엇을 배우기보다 그들의 장점을 흡수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차 지명된 이영하는 2018년 데뷔 첫 10승을 거쳐 2019년 29경기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하며 향후 한국야구를 이끌 우완 에이스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영광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한 보직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며 선발과 불펜을 자주 오갔고, 2020년 홍건희와 함께 가을 필승조로 잠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평화도 잠시 2021년 스프링캠프 도중 학교폭력 미투 사태에 연루되며 멘탈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영하는 결국 학교폭력 재판에 휘말리며 2023년 스프링캠프를 소화화지 못했다. 그러나 기나긴 법정 공방 끝 무죄 판결을 받았고, 작년 6월 1군에 복귀해 불펜진에서 롱릴리프, 추격조, 필승조 등 보직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재판 중에도 착실히 개인훈련을 진행한 덕분에 즉시 두산 불펜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영하가 데뷔 첫 해외 개인 훈련을 결심한 이유는 2019년 17승 에이스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다. 이영하는 이를 위해 2023시즌을 마치고 선린인터넷고 선배인 이재영이 운영하는 야구아카데미로 향해 일본 미니캠프를 준비했고, 미야자키 훈련이 끝난 뒤 이틀의 휴식을 거쳐 스프링캠프 선발대로 호주 시드니로 향할 계획이다.
이영하는 “항상 보면 봄, 여름에 페이스가 떨어지다가 가을이 되면 잘 던진다. 이번에는 일찍 훈련을 시작해서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며 “2023시즌이 끝나고 나흘 정도 쉰 뒤 계속 공을 던졌다. 이재영 선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곳에서 던진 게 미야자키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흡족해했다.
그 동안 불펜이 익숙했던 이영하는 2024시즌 선발 경쟁이라는 새로운 목표도 수립했다. 그는 “보직은 감독님, 코치님이 정해주시지만 개인적으로 스프링캠프 끝나고 시범경기 할 때까지 무조건 선발투수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다. 경쟁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안 되더라도 한 번 부딪혀보고 싶다”라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이영하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던질 때 ‘괜히 일본에 간 게 아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다들 이런 생각을 하시게끔 열심히 던지겠다”라고 17승 에이스의 부활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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