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손흥민' 파페 사르, 토트넘과 2030년까지 '장기 재계약'…연봉 파격 인상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파페 사르(21‧토트넘 훗스퍼)가 초장기 재계약에 서명했다. 이제 2030년 6월까지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을 누비게 된다.
토트넘 훗스퍼는 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르와 재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 새로운 계약은 2030년까지 유효하다. 그는 올 시즌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고, 뛰어난 활동량과 그라운드 커버 능력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르는 세네갈 국적의 다재다능한 미드필더다. 박스 투 박스에 가까운 선수로 많은 활동량을 통해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누빈다. 수비 가담 능력은 물론 공격적인 재능도 겸비했다. 패스, 빌드업, 발기술, 중거리 슛 등 많은 면에서 장점을 보인다.
기대되는 부분은 아직 '미완성 단계'라는 것이다. 기술과 피지컬이 우월하기 때문에 경험만 좀 더 쌓인다면 '괴물' 미드필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많은 빅클럽들이 영입하기 위해서 달려들었지만, 결국 승자는 토트넘이었다. 밝혀진 이적료는 1,690만 유로(약 240억 원)였으며, 계약 기간은 2026년 여름까지였다.
사르 영입을 추진했던 파비오 파라티치 전 단장은 "우린 단지 내일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일 이상, 그리고 내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사르와의 계약은 정말 훌륭했다. 유럽 전역에서 많은 팀이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 우린 좋은 영입을 했다"면서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 "사르는 유럽에서 가장 재능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경험이 필요하기에 이제 정기적으로 경기를 많이 뛰면서 쌓아가야 한다. 사르는 클럽을 위한 훌륭한 투자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사르는 2021년 여름에 영입되긴 했으나, 곧바로 메스로 임대됐다. 그러고 지난해 여름 합류했는데,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당시 토트넘은 미드필더 두 명을 활용했는데 로드리고 벤탄쿠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라는 굳건한 주전 파트너가 있었다. 벤탄쿠르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후에는 올리버 스킵, 이브 비수마가 자리를 차지했다. 이에 사르는 공식전 1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올여름 프리시즌만 해도 경쟁에 먹구름이 낀 듯했다. 벤탄쿠르, 호이비에르, 비수마, 스킵, 탕귀 은돔벨레, 지오바니 로 셀소, 제임스 메디슨 등 있었다. 물론, 중원에서의 역할을 구분하면 어느 정도 자리가 생기긴 하나 후순위인 것으로 보였다.
그러면서 임대설이 돌기도 했다. 프랑스 '르 10 스포르트'는 "사르의 2023-24시즌 임대 가능성을 두고 계속 논의되고 있다. 토트넘이 임대 이적을 결정할 경우, 리그앙 세 팀이 경합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리그앙 세 팀은 올림피크 마르세유, 스타드 렌, LOSC 릴이다. 토트넘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니 반전이 펼쳐졌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 아래서 주전으로 기용 받기 시작했다. 사르는 비수마, 메디슨과 함께 중원을 구성해 팀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사르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되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 18경기(1,176분), 잉글랜드 풋볼리그컵 1경기(18분)까지 19경기를 소화했으며, 2골 2도움을 터뜨리기도 했다. 직전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에서는 선제골을 올렸다.
이러한 활약에 재계약 관련 소식이 나왔다. 영국 '기브미 스포츠'는 지난달,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과 사르가 새로운 계약을 통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계속해서 "토트넘은 당초 손흥민의 현재 계약에 명시된 1년 연장 조항을 발동할 계획이었지만, 이제 파격적인 재계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불어 사르에게도 새로운 조건으로 보답하기 위해 그의 에이전트와 논의를 시작하기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과 사르 모두 토트넘에 만족하고 있기에 재계약을 설득하는 건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적시장 전문가 딘 존스는 매체를 통해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토트넘 팬이라면 그들과 가능한 한 많은 걸 함께하고 싶을 것이며, 핵심 선수들이 떠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이번 재계약이 토트넘의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데 핵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르, 손흥민, 데스티니 우도지 모두 다양한 수준에서 중요성을 보유했다. 그들은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무엇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다. 새로운 계약에 관한 소식은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지난해 이미 한 차례의 재계약을 성사했다. 좌측 풀백 핵심인 우도지와 2030년 6월까지 도장을 찍었다. 기본 계약 기간은 2029년이고, 계약에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우도지는 이탈리아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갖췄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에 있어 중요 역할을 해왔다. 이전 계약은 2027년 6월까지였는데, 재빨리 움직여 장기 계약으로 묶어놓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고, '중원 핵심' 사르와도 장기 재계약에 골인했다. 만약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면 종료까지 2년 6개월이 남는 것이기에 불안할 수 있었다.
주급도 올라갔다. 주급통계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사르의 주급은 1만 파운드(약 1,600만 원)에 불과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사르는 토트넘에서 중요한 선수로 인정받아 연봉 인상에 대한 합의를 맺었다"라고 알렸다.
또 다른 이적시장 전문가 니콜로 스키라는 "사르는 1년 연장 옵션을 포함해 2030년까지 재계약을 맺는다. 연봉도 대폭 인상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번 재계약으로 손흥민과의 브로맨스도 더 오래오래 볼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은 사르가 토트넘 데뷔골을 터트린 뒤에 "사르가 어릴 적 손흥민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르를 보고 있으면 내가 토트넘에 합류했을 때가 떠오른다. 항상 웃고 있고, 좋은 에너지를 가져다준다. 사르는 행복하고,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모든 사람이 사르가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첫 골을 넣어서 덕분에 행복하다"라고 인터뷰했다.
최근 구단 공식 스토어에서 진행된 퀴즈쇼에서는 엄청난 케미를 보였다. 손흥민은 파페 사르와 팀을 이뤄서 경기에 참가했다. 치열한 퀴즈쇼가 전개된 가운데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됐다. 먼저 사회자의 질문은 이번 시즌 토트넘 홈에서 첫 번째로 골을 넣은 선수가 누구인지였다. 손흥민은 정답 버튼을 누른 뒤에 고민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손흥민은 "파페"를 외쳤고, 정답으로 인정받았다.
정답을 인정받은 뒤 사르는 손흥민 앞에서 "SIUUU"를 외치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손흥민도 호날두 세리머니를 펼치는 사르를 꼭 안아주면서 퀴즈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퀴즈쇼가 진행되는 내내 손흥민과 사르는 10살 차이가 나는 형동생 사이가 아니라 평생을 함께해온 절친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한편, 사르는 한동안 팀을 떠날 예정이다. 사르는 2023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세네갈 대표 선수로 차출됐기 때문이다. 다만 사르는 지난달 31일 열린 본머스와의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다행히 부상이 깊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노 기자는 "부상은 낙관적이다. 심각한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앞으로 많은 검사가 필요하겠지만, 사르는 여전히 세네갈 대표팀과 함께 네이션스컵 여정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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