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오너家 사재출연 등 자구의지 '관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를 위해 약 400~600곳의 채권자를 대상으로 오늘(3일)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에서는 태영건설 계열사 매각 계획을 비롯해 윤세영 창업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방안 등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태영그룹 측이 당초 약속과 달리 계열사 매각 대금으로 대주주인 TY홀딩스 채무를 먼저 갚은 데다 지난달 만기도래한 상거래채권 중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을 상환하지 않아 자구의지에 강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 채권단은 강도 높은 자구계획 및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SBS나 오너 일가 보유 TY홀딩스 지분을 내놓으라고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채권자협의회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된다. 신용공여액 기준 채권자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만기연장, 이자유예, 신규자금 투입 등의 워크아웃을 시작할 수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보증액만 9조원에 달하는 태영건설이 채권자 동의를 얻으려면 이날 설명회에서 충분한 자구계획을 밝히고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태영건설의 자구 계획으로는 종합환경업체 에코비트와 골프·레저 운영업체 블루원 등 계열사 지분 매각 계획이 포함될 전망이다. 아울러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추가적인 담보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세영 창업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영 측의 자구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기준이 될 수 있어서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한 계열사 지분 매각 대금을 합쳐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 측은 사실상 건설업 부문인 태영건설과 방송업 부문인 SBS를 제외하고는 그룹 계열사를 대부분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다. 다만 이미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거액의 자금을 융통한 데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에 성공한다고 해도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이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주주인 TY홀딩스는 에코비트 보유지분 50%를 담보로 합작사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로부터 4000억원을 지원 받아 태영건설 정상화 자금으로 썼다. 에코비트 매각 가격 1조~2조원을 예상할 때 연 13% 이자분까지 감안하면 50%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그룹에 유입될 현금이 사실상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루원 역시 매각 이후 대주주가 손에 쥘 현금은 1000억~15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채권단은 분석했다. 이미 일부 사업장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한 만큼 매각 자금은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관측된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가운데 451억원의 외담대 상환을 하지 않았다. 외담대는 상거래채권이 아니라 금융채무에 해당돼 채무 유예기간에는 상환 대상이 아니라는 게 태영 측의 해명이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당초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이 자구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SBS나 TY홀딩스 오너 지분 담보 등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태영 측은 SBS 매각 및 지분담보 계획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태영 측이 채권자 설득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채권자 75% 동의를 넘지 못하고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자구안이 계열사 매각 정도 수준에 그친다면 공수표'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며 "태영건설이 아니라 TY홀딩스와 오너 일가가 직접 나서서 자구안을 내놓아야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다. 그래야 워크아웃 개시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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