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보 자격 박탈’ 콜로라도 대법원서 총기 난사
경찰 “대법관 위협과는 관련 없다”
CNN “대법관 위협 선동 게시물 늘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한 미국 콜로라도주 대법원에 무장 괴한이 침입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2일(현지시간) 벌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경찰은 이날 대법원 건물 내부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한 혐의로 남성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15분쯤 덴버 시내에 있는 대법원 건물 인근에서 차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고 차량의 한 운전자가 다른 운전자에게 권총을 겨눴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남성은 대법원 건물 창문에 총을 쏘고 내부로 진입해 비무장 상태였던 경비원에게서 건물 나머지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를 강탈했다. 경찰은 “7층을 포함한 건물 다른 곳에서도 총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오전 3시쯤 경찰에 자진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에 순순히 투항하면서 상황은 종결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우리는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이 사건이 콜로라도주 대법관들에 대한 위협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이번 공격 대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법원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달 19일 재판관 4대 3 의견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수정헌법 제14조3항에 따라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콜로라도주가 그를 대통령 예비선거 투표용지에 후보자로 올리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지지자들이 벌인 ‘1·6 의사당 폭동’ 당시 내란을 선동하고 가담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 CNN은 “해당 판결을 한 대법관 4명의 이름이 온라인상의 선동적인 게시물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극우 성향 커뮤니티엔 “법관 옷을 입은 쥐새끼들은 모두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25일 CNN에 보낸 성명에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지역 법 집행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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