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드디어 인하되나…제로금리 복귀 기대는 금물
정부 지출, 물가 압력…고금리 장기화 대비해야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새해 자본시장의 시선은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에서 기준금리가 얼마나 떨어질지에 쏠려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4년 금리를 4차례 0.75%포인트(p) 낮출 것이라고 시사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기대는 연준이 예고한 것의 2배인 1.5%p를 가리킨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 시장 희망대로 흘러 간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3%대로 내려간다.
수 십년 만에 최고로 높아진 이자율에서 한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대출자들이라면 제로(0) 금리의 부활까지도 꿈꿀 수도 있겠다. 금리인하에 한껏 들뜬 뉴욕증시도 2023년 한해 블록버스터급 랠리를 펼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인공지능(AI) 기대감까지 더해져 43% 날았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가 2024년 인하되더라도 이후 더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세계 금융중심 월가의 지배적 시각이다.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은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3.7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6년 말까지만 3%로 떨어졌다가 그 이후에는 3.5%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동안 거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하다가 2018년에야 2.25%~2.50%로 점진적으로 상승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다시 말해서 2024년 금리가 아무리 떨어지더라도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이어진 제로 에 가까운 수준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정부 지출이 한순간 내려올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제로금리를 기억하고 기대하는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현실이다. 게다가 연준은 지난 2년 동안 기록적 속도로 금리인상을 강행했고 기업과 개인은 아직 기록적 인상의 영향을 완전히 감지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공공과 민간 대출자들은 앞으로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할 위험이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마이크 리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정책 정상화에 불과하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높아진 금리에 대한 전망은 이른바 '중립'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설명한다. 중립 금리란 경제 성장을 자극하지도 않고 둔화시키지도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정학적 긴장과 리쇼어링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고 재정정책은 느슨하며 인공지능(AI)에 따른 생산성이 좋아져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중립금리에 대한 개념은 실시간으로 결정할 수는 없지만,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향후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중앙은행의 결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로이터는 강조했다. 하지만 중립금리가 움직였는지 여부는 많은 논쟁의 대상이며 모든 사람이 중립금리가 상승했다고 확신하는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이단나 아피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R스타(중립금리)에 큰 변화가 있었는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측정하는 많은 지표가 중앙은행의 목표치로 돌아갈 것을 시사하는데 왜 시장이 계속 높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생산성 증가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향후 몇 년 동안 금리가 어디로 향할지 가늠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시장이 잘못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저금리에 익숙해져 있고 여전히 저금리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대출자들은 저금리에 대한 기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패트릭 새너 거시전략 책임자는 "기업들이 지난 5년 동안 기록했던 금리보다 합리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금리로 재융자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금리 환경은 특히 기업계획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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