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중축소' 저격한 바클레이즈…M7 하락 도미노 [뉴욕마감]
산타랠리 후유증일까. 지난 연말 거침없이 올랐던 뉴욕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을 하락세로 시작했다. 연말 내내 빠지던 국채금리는 상당한 오름폭을 보였고, 증시와 채권시장 모두 차익실현 물량을 버거워한 하루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25.5(0.07%) 오른 37,715.04를 기록했다. 그러나 S&P 500 지수는 27포인트(0.57%) 하락한 4,742.83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도 245.41포인트(1.63%) 내려 지수는 14,765.94에 마감했다.
지난해 긴축과 두 개의 전쟁을 이겨낸 증시는 새해 첫 날부터 과매수 상태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AI(인공지능) 랠리를 타고 오른 매그니피센트7 주식들이 하락세를 보였다. 애플과 넷플릭스가 3% 넘게 빠졌고, 메타와 엔비디아가 2% 하락을 면치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도 1%대 하락을 했다.
바클레이즈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동일비중에서 비중축소로 한단계 낮추고 목표주가를 160달러로 제시했다. 바클레이즈의 목표주가는 현 주가인 187달러와 비교해서도 14% 이상 낮은 수준이다.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 팀롱은 투자의견을 하향한 이유로 "맥(Mac) 컴퓨터와 아이패드(iPad),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아이폰(iPhone) 판매량의 약세"를 들었다. 그는 "아이폰15의 판매가 부진했고 16도 비슷할 것으로 본다"며 "다른 하드웨어들의 판매도 약세인데 서비스 부문의 성장세가 10% 이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애플의 서비스 사업인 애플페이 등이 올해 괄목할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실제 애플의 지난 4분기 회계연도 실적은 매출과 주당 순이익 측면에서는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4분기 연속 전체 매출이 감소하면서 성장의 한계를 드러냈다.
골드만의 전무이사 스코트 루브너는 "지난해 전 세계 주식에 172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유입량"이라며 "지난해 머니마켓 펀드에 무려 1조 3400억 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지난 3년간의 자금 유입을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에 아직도 자금에는 여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주식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이 투자된 것보다 7배는 많다는 논리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NDR)도 주식은 통화 완화 주기에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전망을 밝혔다. NDR의 조 칼리시는 "S&P 500으로 대표되는 주식은 연준의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있기까지 3개월 동안 11% 이상 상승한 적이 없다"며 "그러나 금리 인하 이후 주식은 6~7개월 동안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평균 약 12%의 상승률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전략가들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주식은 12번의 완화 주기 중 11번에서 상승했으며, 중간값 상승률은 15% 이상이었다. 유일한 감소는 닷컴 버블 붕괴 이후인 2001년부터 2003년까지의 완화 사이클 동안 발생했다.
이날 유가는 1%대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58% 떨어진 배럴당 70.5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1.34% 하락한 76.01달러를 나타냈다. 홍해에서 벌어진 긴장상태가 다소 완화되면서 유가가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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