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검사 이야기 [프리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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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일반 형사사건 재심에 늘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그러나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에서 엿보이는 검찰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이 검사는 재조사를 통해 낙동강변 살인사건이 고문 폭행에 의한 허위 자백과 광범위한 조작 수사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백 쪽 기록으로 남겼다.
검찰이 법원 판단에 불복하고 있는,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의 과거 수사 검사는 현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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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해를 넘긴다. 2022년 7월 보도한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 재심(〈시사IN〉 제773호 ‘사건인가 사고인가 19년 전 그날의 진실’ 기사 참조) 이야기다. 재심 개시 여부를 먼저 심리한 법원은, 보도 두 달 뒤 이 사건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년이 지나고 다시 해가 바뀌지만 재심은 열리지 않고 있다. 검찰이 법원 판단에 불복하고 있어서다.
검찰은 일반 형사사건 재심에 늘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손쉽게 열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심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법적 안정성을 유지해 얻는 이익에 대한 논쟁은 학계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에서 엿보이는 검찰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원심 격인 재심 개시 여부 심리 과정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다가, 다시 재판을 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오자 뒤늦게 항고했다. 2심 격인 고등법원 심리 중에는 의견서를 단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재심을 열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또 나오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번엔 의견서를 꾸준히 제출했지만 내용들이 전부 복사해 붙여넣기를 한 듯 비슷했다. 형식적 불복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재심 사건을 취재한 경험이 있다. 기자로 보낸 10여 년 중 절반을 그 사건에 쏟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가장 한이 남는 사건이었다”라고 말했던 낙동강변 살인사건이다. 2021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도 재심이 곧바로 열리지 않았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재조사 사건으로 지정돼서다. 당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현직 검사가 이 사건을 재조사했다. 이정화 검사(현 수원지검 형사5부장)였다. 이 검사는 재조사를 통해 낙동강변 살인사건이 고문 폭행에 의한 허위 자백과 광범위한 조작 수사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백 쪽 기록으로 남겼다. 재심 과정에선 증인 출석을 자청해 재조사 과정과 내용을 재판부 앞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2023년 12월 현재,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이정화 검사를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건희 여사 오빠 사건(양평 공흥지구 의혹)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당시 수사 내용을 취재한 결과, 부실 수사와는 거리가 있었다(〈시사IN〉 제846호 ‘쌍특검, 검사 탄핵 민주당의 ‘전쟁’ 전략’ 기사 참조).
검찰이 법원 판단에 불복하고 있는,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의 과거 수사 검사는 현직에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고위 간부로 승진했다. 지금은 대형 사건 수사 지휘를 하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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