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배출량 기는 재활용… “생산자 규제로 감축해야” [심층기획-脫플라스틱 시대]
2019년 4.6억t… 2060년 12억t 폭증
생산 절반 OECD… 美, 1인 사용 최다
전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9%에 불과
매립 50%·소각 19%·폐기 22% 順
한국 73% 달한다지만 사실상 착시
“EU 기준 적용 땐 재활용률 떨어져”
‘종이컵 사용 규제 폐지’ 오히려 퇴보
“소포장 제품 선택 등 인식 개선 우선”
세계는 플라스틱과 전쟁 중이다. 플라스틱은 제조부터 유통, 폐기 등 전 생애주기에 걸쳐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지난 약 70년 동안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은 84억t에 달한다. 1950년 150만t에서 2019년 4억6000만t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2060년엔 12억3000만t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플라스틱 생산량이 느는 건 재활용 비율이 낮아서다. 2일 OECD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배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나머지 91%는 매립(50%), 소각(19%), 폐기(22%)된다. 자연으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도 상당하다. 2019년 61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생환경에 침투했다. 이 중 170만t은 바다로 들어갔다. 현재 바다에는 약 3000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자 책임 늘려 플라스틱 감축 나서야”
생산자에게 플라스틱 감축 의무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확대’가 꼽힌다. EPR은 생산기업에 제품이나 포장재 폐기물 일정량에 대한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고 이행하지 못할 시 부과금을 물리는 제도를 말한다. 생산자가 제품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의 수거와 재활용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 차량 타이어, 금속 캔, 페트병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해당된다.
플라스틱제품 감축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탈플라스틱 사회를 위한 입법·정책 방안’ 보고서에서 플라스틱을 감축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꼽았다. 보고서는 “소비자의 행동이 플라스틱 제품 생산 유형을 바꿀 수 있다”며 “(소비자가) 폐플라스틱 발생을 줄일 기회가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의 44%를 차지하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경우 개인이 관심을 갖고 소비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폐기물량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포장이 최소로 되어 있거나 전혀 없는 제품을 선택하고 종이, 나무, 기타 친환경 소재로 포장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플라스틱이 갖는 대체불가 편의성 및 기능성이 필요한 건강 취약계층이나 고령자 등에게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에 예외를 두는 등 세심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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