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카운터파트 北 '통전부' 사라지나…대남기구 축소 행보 주목

최소망 기자 2024. 1.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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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부문의 기구 및 조직을 정리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면서 일명 '통통라인'(남측 통일부-북측 통전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말 개최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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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선희 주재 '관계부문 일꾼 협의회'로 대남기구 재편 돌입
통일부. 2023.7.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부문의 기구 및 조직을 정리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면서 일명 '통통라인'(남측 통일부-북측 통전부)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말 개최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지시 하루만인 지난 1일 최선희 외무상은 리선권 등 대남사업 간부들과 함께 관계 부문 협의회를 진행했다. 김 총비서의 지시에 따른 개편 조치를 논의하고 최고지도자에게 보고할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 협의회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김 총비서 입에서 직접 '통일전선부'가 언급된 만큼 통일부의 카운터파트의 위상 격하 및 개편, 더 나아가 폐지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전선부는 오래된 노동당 내 대남사업부서로 실질적으로 대남전략전술 업무를 총괄 조정·통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남북회담·경제협력, 해외교포·외국인 공작사업, 대남심리전 및 통일전선 공작사업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통일전선부 남북대화 국면에선 통상적으로 통일부와 카운터파트를 이뤄왔다. 6년 전 남북대화 때는 국가정보원이 전면에 나서고 미국까지 대화판에 참여하면서 소위 '통-통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지만, 과거에는 '통-통 라인'에서 남북 간 핵심사안이 논의됐다.

통일전선부에 이어 북한이 축소 또는 개편할 가능성이 있는 조직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다. 명목상으로는 '조국통일을 위한 각계각층의 연대기구'이지만 실제로는 통일전선부의 외곽단체로 당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나서서 수행하기 어려운 일들을 분담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이번 북한의 조치로 통일전선부나 조평통 등 북한의 대남 기구가 폐지되거나 다른 조직에 흡수되더라도 추후 남북 간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진다면 그에 맞는 기구나 책임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간에 의미 있는 협의가 진행된다면 북한은 그에 맞는 책임과 권한을 가진 사람이나 그와 같은 기관에 소속된 사람이 (대화에)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체제와 체제'의 접촉이 아닌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때문에 향후 북한이 남북대화 전개 국면에서도 외무성의 '조국통일국'을 내세울 수도 있다.

조국통일국은 북한이 지난해 7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의사를 거절하면서 관련 입장을 내면서 앞으로 남북 간 사안에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남한과 '국가 대 국가'로서 대화에 임하자고 할 경우, 정부로서는 헌법의 가치 위반이라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추후 이 문제가 남북 간 쟁점이 될 소지도 있다.

앞서 통일부도 남북관계의 경색에 따라 남북협력 및 소통 기능을 하던 조직들을 축소한 바 있다. 통일부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남북 교류협력·회담·출입 기능을 담당하던 '교류협력국',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 '남북회담본부', '남북출입사무소'를 '남북관계관리단'으로 통합했다.

다만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교류가 재개된다면 필요 기능을 갖춘 조직을 '추진단' 등의 형태로 신속히 전환해 대화·교류 기능의 공백이 없도록 유연하게 운영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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