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철강 성장성 커… 투자 확대로 매출 2배 늘린다"

[머니S리포트 - '알트 차이나' 거점, 인도네시아를 가다(2부)] ②이남훈 크라카타우포스코 경영기획실장 인터뷰

[편집자주]인도네시아가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대(對)중국 경제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수출 다변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1위, 세계 16위 경제 대국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4위 규모의 인구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테스트베드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해 생산거점과 소비시장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머니S는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이해 인도네시아를 찾아 한국 주요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전략을 살펴봤다. 현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 진출에 필요한 조언을 들었다.

▶기사 게재 순서
<1부>
①'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를 아시나요
②니켈매장 1위 인니… K-배터리 생명줄 쥔 자원보고
<2부>
①[르포] 인니에 이식된 '제2의 포스코' 크라카타우포스코
②[인터뷰] "인니 철강 성장성 커… 투자 확대로 매출 2배 늘린다"
③[르포] LS전선의 아세안 전초기지 'LSAGI'를 가다
④[인터뷰] "인니, 플랜트 확대에 전선 수요 급증… 캐파 2배 늘릴 것"
⑤HD현대건설기계, 인니 사업 본격화… "현지 톱5 업체로 도약"
⑥롯데케미칼, '라인 프로젝트'로 인도네시아 시장 정조준
⑦LX인터내셔널, '전략 지역' 인니서 미래 유망 사업 박차
⑧현대차그룹 '아세안 전동화 드라이브' 핵심 기지
<3부>
①[인터뷰] "인니 공략 만만찮아… 韓 기업, 중·일 네트워크 뚫어야"
②[인터뷰] "단기성과 지향, 인니서 100전 100패"
③[인터뷰] "기술력 뛰어난 韓 기업… 신도시 구축 프로젝트 함께 하고 싶다"

"동남아시아는 매년 5000만톤 이상의 철강제품을 수입하는 지역입니다. 공급이 부족한 시장이기 때문에 사업적 가치가 크죠.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장 증설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오는 2027년 매출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이남훈 크라카타우포스코 경영기획실장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찔레곤 사업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실적 개선 임무를 맡은 그는 사업 확대를 통해 본사 포스코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크라카타우스틸이 합작해 2010년 설립한 회사(2013년 가동)로 포스코의 첫 해외 일관제철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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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카타우포스코, '인니 NO.1 제철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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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글로벌 핵심 철강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국민 1인당 연간 철강 소비량은 60㎏ 안팎에 그친다. 한국(1톤)과 중국(600㎏) 등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모자란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사회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고 신수도 사업이 추진될 경우 1인당 철강 소비량이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 블록화로 인해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포스코가 크라카타우포스코에 거는 기대가 큰 배경이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 선제 진출하며 현지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직접 쇳물을 녹이고 반제품(슬라브)을 만든 뒤 완제품(열연)까지 생산하는 일관제철소는 첫 가동 당시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유일했다. 지금도 경쟁사 대부분은 슬라브를 구매한 뒤 완제품을 만든다. 포스코와 동일한 생산공정으로 제품을 만드는 만큼 품질 역시 크라카타우포스코가 경쟁사를 압도한다.

사업 성과도 뛰어나다. 제철소 가동 초기(2014~2016년) 루블화 폭락으로 인한 제품값 하락 탓에 적자를 기록했으나 사업이 안정된 2017년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흑자를 거뒀다. 원가절감 노력과 내수 판매 확대를 통해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영업이익률 20%, 10%를 기록, 포스코 영업이익률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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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증설 예정… 자동차 강판까지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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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장은 앞으로 크라카타우포스코 영향력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오는 2027년까지 고로 1기를 신설해 현재 300만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600만톤으로 늘린다. 자동차 강판 등 냉연 제품 생산 체제도 구축한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현재 후판과 열연 제품만 생산하는 중이다. 이 실장은 "전기차 시대 전환으로 자동차 강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냉연 설비가 갖춰지면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탄소중립 실현에도 힘 쏟는다.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인근 유전 및 폐가스전에 저장하는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은 크라카타우포스코 주도로 인도네시아 산업부와 CCS 정책 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CS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책 개발 논의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전기로를 신설하고 하이렉스(HyREX·수소환원제철) 기반 친환경 제품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실장은 "고로를 1기만 운영할 경우 설비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타격이 크다"며 "2024년 2기 고로를 착공해 위험을 분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매출과 생산 능력이 연동되는 점을 감안, 2기 고로 가동 시 매출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냉연 설비가 갖춰지면 크라카타우포스코는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 강판용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일관제철소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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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버금가는 회사 만들 것… 인니에 성공 경험 전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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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활동도 열심이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2019년 6월 인도네시아어로 '파이팅 합시다'라는 의미의 '아요 스망앗'(Ayo Semangat) 봉사단을 발족했다. 지역사회에서 포스코 기업시민 정신을 힘차게 실행하자는 취지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봉사단 설립 이후 ▲드림 스쿨(마을학교 대상 봉사활동, 인근 초등학교 노후 시설 개선) ▲드림 로드(교통안전 개선) ▲드림 키즈(보육원 대상 한국어 교육) ▲드림 파크(지역사회 분리수거 시스템 구축) 등의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를 포스코에 버금가는 회사로 키워 인도네시아에 성공 경험을 전파하겠다는 게 이 실장 포부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일종의 어나더(Another) 포스코를 구축하는 게 개인적인 꿈"이라며 "최근 K-컬쳐가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K-이코노미 형태로 현지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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