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 美 넘긴 그 땅, 금·석유 펑펑…헛발질 러시아의 속사정[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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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지구본을 보면 러시아 동쪽 끝은 미국령 알래스카와 지척이다.
동으로는 미국, 서로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둔 러시아로서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구도다.
지난해 7월 강경파 뱌체슬라프 폴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이 "미국 등 서방이 자꾸 우리 해외 자산을 압류하는데 그 전에 미국이 우리에게 돌려줄 것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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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867년 오늘,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단돈 720만달러(약 93억원)에 팔았다. 1헥타르(㏊)당 불과 5센트로 환산한 금액이다. 단순히 지도만 놓고 보면 러시아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땐 사정이 달랐다.
러시아는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의 세 대륙에 광활한 영토를 소유했지만, 북아메리카의 알래스카까지 통치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로 옆에 적대국인 영국령 캐나다가, 남쪽에는 멕시코 땅 절반을 빼앗은 미국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크림전쟁(1854~56)에서 졌다. 아사 위기에 빠진 농민들은 반란을 일으켰다. 차르 알렉산드르 2세는 계륵에 불과했던 얼음 땅 알래스카를 경쟁입찰 매물로 내놓았다. 매각 협상 대상은 영국과 미국이었다.
처음 협상 대상은 영국이었다. 식민지 캐나다와 붙어 있으니 영국이 1순위인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영국 총리 팔머스턴경은 퇴짜를 놓았다. 영국도 크림 전쟁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마저 소규모 독립운동이 일어나 알래스카까지 떠안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미국도 처음엔 러시아 제안을 거절했다. 남북 전쟁(1853~56)을 치른 직후여서 전쟁 복구에 투입할 돈도 빠듯했다.
다급해진 러시아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접경 지역 내 리히텐슈타인 공작에게도 제의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러시아는 결국 알래스카를 버린 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주미 대사 에두아르트 스테클은 나름의 전략이라며 미국에 몇 푼이라도 받고 팔자고 본국에 제안했다. 차르는 제안을 덥석 물었다.
미국은 응했다. 흥정이 시작됐다. 미국은 500만달러를 마지노선으로 불렀다. 헐값에 팔든가, 그게 싫으면 관두라는 태도였다. 교착 상태를 보이던 협상은 1865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취임하자 급물살을 타 2년여만에 거래에 성공했다.
이때 미국인들은 이 거래를 맹렬히 반대했다. 미국 언론들은 협상을 진행한 국무장관의 이름을 붙여 '슈어드의 냉장고', '슈어드의 바보짓', '북극곰의 정원'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국민적 반대에도 미국 정부에게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아시아 무역을 위해 선박 연료 보급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금광과 유전이 발견됐다. 금과 석유, 천연가스, 여기에 삼림 자원과 수산 자원까지 풍부했다. 미국은 1959년 1월3일 알래스카를 49번째 주로 편입했다.
150여년 전 제대로 헛발질을 한 러시아는 뒤늦게 알래스카를 되찾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자 등장한 일종의 '구호'다. 지난해 7월 강경파 뱌체슬라프 폴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이 "미국 등 서방이 자꾸 우리 해외 자산을 압류하는데 그 전에 미국이 우리에게 돌려줄 것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여론 달래기와 해외 러시아 자산을 마구 압류하는 서방을 향한 경고 메시지 모두를 포괄한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가 지났든 거래는 거래. 당연히 미국 등 서방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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