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中 우주 위협 증가...美 한국과 우주 협력·대화 늘려야”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1. 3.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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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존 군사 동맹 체계에 우주 분야 통합해야”
“향후 우주 작전 및 군사 훈련 상호 수립”

미국과 중·러가 우주에서 본격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우주 공간이 군사화·무기화 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우주 협력과 대화 강도를 높여 한국이 중국의 ‘우주 위협 대응’ 등을 대외 정책에서 우선 순위에 포함하도록 해야한다는 미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작년 4월 우주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한미 우주 동맹’에 합의한 이후 민관에서 후속 협의 논의 및 절차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11월 6일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우주포럼 개회식에서 시라그 파리크 미국 국가우주위원회 사무총장(왼쪽부터), 박진 외교부 장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프로젝트 2049 연구소’의 제니퍼 홍 선임국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우주 분야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며 “우주가 과학적 탐험을 위한 개척지는 물론 국가 안보의 필수 요소가 되면서 한·미 양국이 협력 강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했다. 이어 “작년은 우주 협력 분야에서 양국의 고위급 협력이 새로운 정점을 찍은 해”라며 “우주 및 사이버 영역을 포함하는 상호방위조약 확대, 도상 훈련 등을 포함해 한미는 우주에서의 정치 및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홍 선임국장은 미 국무부에서 아시아 지역 외교 및 과학 기술 분야 파트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가 지난 2021년 2049 연구소로 옮겼다.

최근 우주 개발 분야는 첨단 과학 탐사 및 기술 등에 국한되지 않고 점점 군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정보기관 18곳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지난달 공개한 ‘2023년 미 정보공동체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우주 분야에서 중국의 팽창을 미국의 첫 번째 위협으로 다룬 바 있다. 보고서는 “중국은 2045년까지 (우주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거나 능가한다는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우주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중국은 몇 가지 분야를 빼고는 (우주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지위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인민해방군은 미국과 동맹국 등의 위성을 파괴하기 위한 위성공격무기(ASAT)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미 전자전 시스템,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의 우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또한 전자파 교란, 사이버 공격, 레이저포 등 우주 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 선임국장도 “미국은 중국이 우주 기반 핵무기를 개발하고, (러시아 등)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rule-based world order)를 불안정하게 만드려는 국가들과 우주에서 파트너십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미는 안보 증진을 위한 공동의 전략을 인도·태평양으로 확대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이 (중국의 우주 위협 등) 더 넓은 분야를 우선 순위에 포함해 대응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우주군 부대가 창설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우주 분야 정책 기획 및 위협 분석 단계에 한국 군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초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주재한 제3차 국가우주위원회(NSC) 회의에서 우주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동맹과 공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도 당시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파괴하거나 그 작동을 방해할 수 있는 대(對)우주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동맹의 우주 자산은 물론이며 상업용 위성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홍 선임국장은 다만 우주 공간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한·미의 온도차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성큼성큼 다가오는 도전(pacing challenge)’로 규정하고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반면, 한국은 중국의 부상보다는 북한의 재래식·사이버 위협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이 북한의 도발에 직면하고 있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한국이 중·러 등으로 대응 범위를 넓히지 않으려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미 기존의 군사 동맹 체계에 우주 분야를 통합해야 한다”며 “(북핵·미사일 등 위협에 대응한) 확장 억제 방안에 우주 문제도 논의 항목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토대 위해서 한미 양국은 우주 협력을 연합 우주 작전과 같은 (군사적) 협력 관계로 확대하고 향후 우주 중심의 새로운 대화와 군사 훈련을 수립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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