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표 흉기 피습, 민주주의 위협하는 ‘증오 정치’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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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방문 도중 흉기에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은 이러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다.
증오 정치가 활개 치면서 또 다른 폭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 피습 사건은 주요 정치인의 생명을 노린 계획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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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방문 도중 흉기에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1야당 대표가 백주대낮에 당한 야만적 폭력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극단화된 정치와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물리적 폭력도 불사하는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시찰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로 위장한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 부위를 찔려 병원에 이송됐다. 그는 이 대표에게 ‘책에 사인해달라’며 다가선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이 대표를 습격했다. 그는 지난달 이 대표가 참석한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에서도 목격됐다고 한다. 이 대표를 따라다니는 열성 지지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이 대표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셈이다. 그는 경찰에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구체적 범행 동기와 배후 여부 등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다만 대한민국이 어쩌다 정치 테러를 걱정하는 데까지 이르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진영 간 대립은 거세졌고, 진영 내부에서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 상대를 향한 증오가 ‘말폭탄’을 넘어 급기야 물리적 폭력으로까지 표출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 대표 피습에 앞서 지난 대선 때는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선거운동 중 유튜버에게 둔기로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기도 했다. 갈등과 이견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는 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다.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은 이러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다. 더욱이 4·10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선거판이 과열 양상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증오 정치가 활개 치면서 또 다른 폭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막말과 증오를 일삼았던 일부 정치인들은 모두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신의 언행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터이다.
이 대표 피습 사건은 주요 정치인의 생명을 노린 계획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과의 접촉이 불가피한 정치인들은 신변 위협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정치권은 신변 안전을 위한 재발 방지책 마련과 함께 분열과 적의를 양산하는 행태를 중단해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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