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겨울철 '이명', 조용한 집에만 있는데 왜 더 심해질까

강승지 기자 2024. 1.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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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은 질환아닌 증상…원인 찾기 어려워 약물치료 이어가
'극복할 수 있다' 긍정적 사고로 생활해야 증상 호전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누구나 한 번쯤 갑작스럽게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경험을 한다. 이때 소리는 사람마다 다른데 '윙윙'·'삐~'·'찌~'·'쉬~' 등으로 다양하다. 기계음 소리, 귀뚜라미 소리, 매미 소리 같다고들 한다.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사라지면 다행이지만 경우에 따라 편안한 일상을 평생 방해하는 이명이 된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이명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활동량이 줄고 조용한 데서 머무는 시간이 늘다 보니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3일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에 따르면 이명은 특정 질환이 아니다. 밖에서 소리가 나지 않지만, 소리가 난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이다. 우리말로는 '귀울림'이라고 한다. 의미 있는 소리 등이 들린다고 느끼는 '환청'과 구분된다.

이명의 원인은 다양하게 거론되는데 가장 흔한 원인으로 '난청'이 꼽힌다. 이호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청각계의 이상과 함께 동반된 뇌 영역의 변화 때문에 이명을 '소리'라는 형태로 감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귀에 독성이 되는 약물, 머리 손상, 메니에르병, 내이염, 중이염, 청신경 종양, 뇌종양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드물지만 청각기 주위 혈관계 이상이나 근육계 경련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혈관성 이명은 중이와 내이 인접 혈관(경정맥과 경동맥)으로 혈류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로 귀에서 맥박이 뛰는 소리처럼, 근육성 이명은 중이 내 소리를 전하는 구조물 등에 부착된 근육에 경련이 있을 때 각각 들린다.

하지만 원인이 불분명한 이명이 더 많다. 최현승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대다수 환자에게서는 원인을 찾기 힘들다. 증상은 피로할 때, 조용할 때, 신경을 쓸 때 더욱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 News1 DB

이명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귀가 먹먹한 느낌, 난청이나 두통 혹은 어지럼증 등 이전에 없는 증상이 동반될 때 병의원에 가야 한다. 치료를 해야하는 이명인지, 이런 이명을 일으킨 근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가령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 같은 질환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이 경우 이명 외에 먹먹한 느낌, 난청, 어지럼증을 동반할 수 있다. 그래서 이명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으면, 난청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청력검사도 받는다.

이명이 계속되면 피로감, 스트레스, 수면 장애가 생기고 집중력 장애, 기억력 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과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최현승 교수는 조언했다.

이 교수와 최 교수 모두 겨울철에 이명 증상을 호소하는 이가 늘어난 이유를 활동량이 줄고 조용한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다 보니 더 크게 느꼈으리라 진단했다. 주관적 증상인지라 의학적인 연관성은 찾기 어렵다고도 했다.

특별한 질병 없이 이명만 느끼면 청각기관을 진정시키고 보호하는 약과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는 약물치료를 할 수 있다. 최근, 재활치료도 주목받는다. 뇌는 모든 소리를 다 수용하지 않고 필요한 소리만 걸러 듣는데 이 능력을 키워 이명 소리를 줄이는 치료법이다.

이명을 예방하려면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환경을 피하는 게 기본이다. 이명 환자 대다수에게 난청이 동반되는 만큼 청력이 나빠질 수 있는 소음 큰 곳은 물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도 최선이다.

그렇다고 조용한 곳이 좋은 게 아니다. 시끄러운 환경만큼이나 나쁘다. 상대적으로 이명을 크게 느끼게 한다. 이명 소리에 집중할수록 이명은 커지기 쉬워 관심 자체를 갖지 않는 게 더 낫다.

이호윤 교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스스로 만든 이명에 대한 '나쁜 해석' 때문에 심해진다"면서 "'이명은 이길 수 있는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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