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 수수료율은 답정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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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죠. 총선도 있잖아요."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를 통해 수수료율 산정 시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의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해를 넘겼다.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은 표면적으론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협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엔 소상공인, 금융 소비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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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에게 올해는 결전의 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해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직전 산정 해인 2021년 말 발표된 기준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적용되며 올해 말 발표되는 수수료율은 2025년부터 앞으로 3년간 유지된다.
현재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은 0.2~0.5%, 연 매출 3억~30억원 구간은 1.1~1.5%(신용카드), 0.85~1.25%(체크카드) 등이다. 이는 2007년 이후 총 1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된 수치다. 직전 산정 일정이 3월 원가분석 회계법인 선정, 4월 컨설팅사와 방안 논의, 이후 11월 최종 개편안이 발표된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부터 수수료율 산정을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백지상태지만 카드사들은 과거와 같은 흐름을 전망 중이다.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당국의 상생지원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고물가, 고금리로 여전히 소상공인, 서민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총선이 열리는 만큼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내걸고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할 수도 있다.
카드사들은 더 이상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3분기 전업 카드사의 합산 순이익은 7369억원으로 전년 동기(8626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수수료율 인하에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나갈 돈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의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점은 "수수료율 인하로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카드사들의 주장이 어딘가 겸연쩍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7개 전업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누계 기준 3조8669억원으로 1년 전(3조6048억원)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카드 혜택까지 축소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를 통해 수수료율 산정 시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의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해를 넘겼다.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은 표면적으론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협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엔 소상공인, 금융 소비자도 있다. 카드사들은 '답정너 프레임'에 빠지기 보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자구책 마련에도 힘을 써야 할 때다. 합리적인 논의 과정으로 현실적인 수수료율 기준점을 기대해 본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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