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술계에 ‘거센 여풍’이 분다
새해 미술계엔 거센 여풍(女風)이 분다.
올해 국내 미술관과 화랑이 마련한 주요 전시의 화두는 ‘여성’. 호암미술관은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젠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는 세계 첫 대규모 전시를 열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한국 최초의 여성 조경가 정영선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과 아시아 여성 작가 30여 명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필립 파레노, 노먼 포스터, 칸디다 회퍼, 니컬러스 파티 등 세계적인 작가·건축가들이 줄줄이 한국을 찾는다.
◇청룡처럼 도약하는 여성 작가들
호암미술관에서 3월 열리는 기획전 ‘여성과 불교’가 기대를 모은다. 재개관 이후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으로, 불교미술의 제작과 후원의 주체로서 여성을 조명한다. 국내 8개 기관뿐 아니라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보스턴미술관, 대영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미국·일본·유럽의 16개 기관과 사찰 명품을 모았다. 지난해 일본 규슈국립박물관 특별전에 나와 화제가 됐던 혼가쿠지(本岳寺) 소장 15세기 조선 불화 ‘석가탄생도’가 한국 땅을 밟는다. 일본에 전파된 후 17~19세기 에도시대 사찰에서 앞다퉈 베껴 그리면서 신앙의 대상이 된 그림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4월 한국 1호 국토개발기술사이자 최초의 여성 조경가 정영선(82)의 반세기에 걸친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개인전을 연다. 9월 열리는 ‘아시아 여성 미술가’ 전시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아시아 여성 예술을 조망하는 국제 기획전이다. 다나카 아쓰코, 사사모토 아키, 인 시우전, 파시타 아바드, 홍이현숙 등 아시아 여성 작가 20~30여 명의 작업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덕수궁관에서 5월 열리는 ‘한국 근현대 자수전’도 눈길을 끈다. 그동안 한국 근대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자수의 역사를 이신자, 김인숙, 김혜경, 박을복, 송정인, 장선희 등 40여 명의 작품으로 살펴본다. 청주관에선 4월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생 가능성을 모색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블록버스터 전시는 계속된다
리움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2월 말부터 세계적 설치 작가 필립 파레노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3개 전시장을 모두 사용해 리움미술관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진다. 미술관은 파레노의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2012년부터 야외에 설치돼 있던 리움의 ‘상징’ 애니시 커푸어의 작품도 철거했다. 9월에는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의 아시아 첫 미술관 전시가 이어진다.
호암미술관은 9월 ‘파스텔의 마법사’로 불리는 니컬러스 파티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를 연다. 18세기 유럽의 파스텔화 전통을 21세기적으로 재창조하는 스타 작가가 방한해 전시장 벽에 파스텔 벽화 4점을 제작하고 회화, 조각, 리움 고미술 소장품을 망라한 설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여름 에드워드 호퍼 전시로 관람객 33만명을 동원했던 서울시립미술관에선 4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 개인전이 열린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8월 한국 출신 세계적 설치 미술가 서도호 개인전이 열린다.
국제갤러리는 5월 올해 80세를 맞는 독일 출신의 사진 거장 칸디다 회퍼 사진전을 연다. 회퍼가 팬데믹 기간 보수 중이던 건축물과 과거에 작업한 장소를 재방문해 작업한 신작들을 소개한다. 갤러리현대는 5월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3주기 회고전을 연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주 서귀포 해상 어선 전복돼 1명 실종·3명 구조... 해경, 실종자 수색
- “계기판 어디에? 핸들 작아”... 이혜원, 사이버 트럭 시승해보니
- 의대생 단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3월 복학 여부 불투명
- “죄를 만들어 선고하나” Vs. “대한민국 만세”... 판결 순간의 서초동
- “명태균, 창원산단 후보지 주변 땅 권유”...민주당 의혹 조사
- 부천도시공사 소속 40대 직원, 작업 중 15m 아래로 추락해 숨져
- 자산가격에도 못미치는 삼성전자 주가, 언제 회복하나
- ‘8억 뜯긴’ 김준수 “당당하다... 잘못한 거 없어” 입장 밝혀
- 현직 강남경찰서 강력계 간부, 음주운전하다 교통사고
- 신진서, 커제에 반집승… 삼성화재배 8강 중 7명이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