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부산여행에 부산의 마음을 넣고 싶다

손민수 부산 여행특공대 대표 2024. 1. 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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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폭발적 증가
트렌드 맞는 여행 콘텐츠에 시민들 배려·친절 더한다면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손민수 부산 여행특공대 대표

매년 12월이 되면 여기저기서 다음 해의 여행 트렌드가 발표된다. 작년 12월에도 한국관광공사는 물론 야놀자, 부킹닷컴, 호텔스컴바인, 하나투어 등 다양한 여행플랫폼과 온라인여행사(OTA)들이 2024년의 여행 트렌드를 전망하고 발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2024년 국내 여행 트렌드를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개성 있고, 차별화된 나만의 여행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루트(R.O.U.T.E.)’로 발표했다. 루트는 ‘쉼이 있는 여행(Relax and empty your mind)’ ‘원포인트 여행(One point travel)’ ‘나만의 명소 여행(Undiscovered Place)’ ‘스마트기술 기반 여행(Travel Tech)’ ‘모두에게 열린 여행(Easy access for everyone)’의 첫 번째 알파벳을 따서 조합한 단어이며 최근 3년간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빅데이터, 소셜데이터, 전문가 인터뷰, 국내 소비자 설문조사, 대한민국의 사회적·기술적·경제적·환경적·정치적 상황에 대한 STEEP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나온 예상 트렌드이다.

야놀자는 2024년 여행 트렌드로 ‘드래곤(D.R.A.G.O.N)’, 호텔스닷컴은 ‘언팩’24(Unpack 24)’를 공개했다.

코로나는 종식되지 않았지만 억눌렸던 해외여행 심리가 엔데믹으로 폭발하고 있다. 국내 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풀리면서 많은 사람이 해외로 나가고 있고 역으로 외국인의 한국 방문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부산시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수는 약 880만 명이며 같은 기간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의 수는 약 150만 명에 달한다. 전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345%가 성장한 수치인데 부산 방문 외국인 수는 올해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외부에 나가봐도 부산 곳곳에서 보이는 외국인의 수가 확연하게 증가한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 특징적으로는 ‘서양’인들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코로나 엔데믹과 더불어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많은 사람이 열과 성을 다했던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의 결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폭발적’ 증가세에 현혹되지는 말았으면 한다. 물론 작년 말 세계 3대 OTA 중 하나인 트립닷컴이 ‘2023 인기 급부상 여행지상’과 ‘2023 최고의 해외 파트너상’으로 부산을 선정하면서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는 분위기와 올해 초 ‘아르떼뮤지엄 부산 개관’, ‘미슐랭가이드 부산 편 발표’ 등으로 여행자들이 여행지를 부산으로 선택할 여러 가지 고무적인 상황들이 있지만, 여행객의 심리는 아주 섬세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기도 해서 세심한 컨트롤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다시 말해 엔데믹과 증가세라는 분위기를 보고 고무된 감정만으로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필자에게 늘 숙제지만 분위기가 달라진 상황 속에서 내국인의 부산 여행을 제공하는 인트라바운드와 외국인의 부산 여행을 제공하는 인바운드업계에 숙제가 더 생긴 건 아닌가 한다. 엔데믹으로, 엑스포 홍보효과로 부산을 찾을 여행객들에게 트렌드에 부합하는 부산을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최근 몇 년 아니 수십 년을 답습해 온 과거의 부산을 쥐어줄 것인지 말이다.

이미 알려진 대단한 부산, 화려한 부산보다 전에 없던 유니크베뉴와 그 너머에 존재하는 부산다움과 스토리로 무장한 부산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쉼과 힐링의 도시로 부산을 브랜딩하고 이왕이면 워케이션에 조금 더 힘을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다. 작지만 강한, 그리고 색깔이 분명한 지역의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엮어내고, 개발하고 상품화하는데 여기에 IT기술이 들어가고 이왕이면 AI기술이 더해진 손쉽고 재미난 부산 여행이 나오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고 여행 약자와 이동 약자를 배려하는 현실성 있는 여행상품이 나오고 다양한 장소에 산재하는 부산의 숨은 야경을 만끽하고 부산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숙박상품도 고려해야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 트렌드를 뛰어넘고 시대를 뛰어넘을 ‘부산의 마음’이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지극히 추상적이고 정말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겠지만 부산 사람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스며들어 부산이 오래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에는 여행업계 일선에 있는 관광 주체들의 순수하고 정직한 노력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부산 시민도 ‘부산 사람은 원래 그렇다’고만 하지 말고 따뜻한 말 한마디와 미소, 배려와 친절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부산 사람 덕에 부산 여행이 더욱더 즐거웠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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