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회 이중섭 미술상 수상 서양화가 곽훈 시집 출간
허윤희 기자 2024. 1. 3. 03:04
서양화가 곽훈(83)이 시집 ‘나는 원시인의 아들이다’를 출간했다. 이누이트 고래 사냥에서 영감을 얻은 최신 연작 ‘할라잇’을 비롯해 그의 예술 세계의 모태가 된 사유의 뿌리를 시(詩)의 언어로 만날 수 있다. 본지 통화에서 그는 “어릴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먹고살 수 있는 직업이 아니어서 차선으로 미술을 택했다. 60년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계속 시를 써왔다”며 “지난 5월 독일 베를린에 갔다가 쓴 시를 문학하는 지인에게 보냈다가 반응이 좋아서 시집까지 내게 됐다”고 했다. 그때 쓴 시가 시집 마지막에 실렸다. “춤이 없는 도시에 비가 내리면/ 창문이 없는 도시에서/ 발에 밟히는 빗소리는 울음으로 들린다”(’브란덴부르그 문’ 중에서).
199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했고, 2021년 제33회 이중섭 미술상을 받았다. 오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현재는 경기도 이천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평론을 쓴 홍일표 시인은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원시의 에너지를 질료로 한 이번 시집은 곽훈 화백의 삶과 예술 세계를 새롭게 읽을 수 있는 귀한 텍스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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