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움직이는 신문, 동물처럼 생긴 책… “영화는 끝났지만 우리의 마법은 계속된다”

이영관 기자 2024. 1. 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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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 포터’ 그래픽 디자이너 에두아르도 리마·미라포라 미나

“영화 ‘해리포터’의 완결은 많은 분들에게 특별한 프로젝트의 끝이었지만, 우리에겐 새로운 시작이었다.”

에두아르도 리마, 미라포라 미나 /오종찬 기자

영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미라포라 미나(59)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에서 말했다. ‘미나리마’는 그와 함께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그래픽 및 소품을 만든 에두아르도 리마(50)의 이름을 따서 2009년 영국 런던에 세운 그래픽 스튜디오. 지난해 9월 서울에도 전시 공간을 열었다.

영화 ‘해리 포터’는 2011년 끝났지만, 마법 세계를 현실로 가져오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리마는 “마법을 현실로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팬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간의 시간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미나는 2001년 개봉한 ‘해리 포터’ 1편부터, 리마는 2편부터 마지막 편까지 그래픽 디자인에 참여했다. 미나는 “영화 ‘해리 포터’의 모든 디자인은 백지에서 시작했다”며 “미나리마의 디자인 철학은 현실에 바탕을 두되, 조금 비틀어 마법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앤 롤링의 원작 소설에서 가볍게 언급된 책·편지 등도 영화에선 실제 형태를 만들어야 했다. 마법사들의 신문으로, 영화의 핵심 사건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소품 ‘예언자 일보’도 이들을 괴롭게 했던 소품이다.

리마는 “해리포터에 우리의 해석을 더하는 작업은 환상적이었다”며 “2000년대 초반엔 기술이 좋지 않아 손으로 많은 걸 해야 했다. 지금도 그때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들은 마법 소품의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수작업을 고수한다. ‘해리 포터’에서 학교 내 모든 사람과 구조물이 나타나는 ‘도둑지도’는 A3 용지 크기 모조 양피지를 이어 만들었다. 주인공들의 공책에 쓰인 필체도 인물에 맞게 설정하고, 이를 성장 과정에 따라 바꿨다.

둘은 서로를 ‘사무실 부부’로 부른다. 2001년 만나 일을 시작했지만, 싸운 적이 없다고 한다. ‘해리 포터’의 성공도, 오랜 인연도 처음부턴 예상하지 못했다. 리마는 “해리포터 시리즈 도중 떠난 이도 꽤 많다. 나중엔 다들 후회했다”며 “당시 어른들은 원작 소설을 잘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의 성공을 처음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둘은 마법을 믿느냐는 질문에 “무조건 그렇다”고 했다. 조앤 롤링 소설 ‘해리 포터’에 입체 삽화를 더한 시리즈, ‘미나리마의 마법’(문학수첩) 등 책을 통해 독자에게 마법 세계를 선사하는 이유일 것이다. 차기작은 아이들을 위한 책. 미나는 “뉴욕이나 파리에선 어른 팬들이 많았는데, 한국에선 아이들이 더 많아 놀랐다”며 “글자를 읽는 것을 넘어, 사진과 그림을 보며 영감을 얻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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