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자 만족도 하락세

박재명 기자 2024. 1. 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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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334개 기업 평균 점수 78.2점
2010년 이후 처음 하락세 전환
교육-항공-서비스업 등은 향상
2023년 국가고객만족도(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NCSI) 점수가 전년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운 경기 상황과 함께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 심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 미국 미시간대가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NC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점수가 78.2점으로 2022년(78.4점)에 비해 0.2점 하락했다. NCSI 점수는 2010년 이후 2022년까지 계속 증가세였지만 2023년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올해 NCSI 조사는 82개 업종 334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중에서 병원 업종의 세브란스병원이 85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객만족도 82점 이상을 받은 상위 9개 기업은 세브란스병원 등 병원 6곳과 도시철도의 대구교통공사, 면세점의 롯데면세점, 아파트의 삼성물산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 가장 높은 NCSI 상승률을 보인 경제부문은 교육 서비스업으로 전년 대비 2.1점(2.8%) 올랐다. 이어 △운수 및 창고업 1.2점(1.5%) △공공 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1.0점(1.3%)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0.5점(0.6%) 등의 순이다.

교육 서비스업 부문은 국립대, 사립대, 전문대 모두 전년 대비 점수가 올랐다. 전국 고교 3학년 학생 수가 30만 명대로 급감하면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미달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학교가 학생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환경 개선과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운수 및 창고업 부문 역시 야외활동 자유화와 내국인의 호캉스(호텔+바캉스) 열풍에 맞춰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항공 서비스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에 따라 고객 수요에 맞추어 신규 취항에 나서는 등 향후 고객만족도 향상이 기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23년 NCSI 하락 폭이 가장 큰 경제부문은 숙박 및 음식점업으로 1.6점(-2.0%)의 지수 하락을 나타냈다. 호텔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바일 체크인 등 비대면 서비스가 늘고 인적 서비스 영역이 줄면서 전년 대비 정체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2023년은 경기 침체로 인해 가격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시대로 회귀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악화하는 경제적 환경 속에서 소비자에게 가격 대비 가치를 얼마나 높게 체감하게 만드는지가 중요한 시기가 됐다”며 “2024년에도 우리 기업들이 그러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산업계의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기 위해 1957년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특별 법인이다. 설립 이래 국가경제 개발 계획과 국가생산성 향상 계획을 지원해 왔다. 또 국내 최초 컨설팅·교육 전문기관으로 ‘컨설팅’의 개념을 보급하고 경영 전문가를 육성했다. 현재는 생산성 연구조사, 지수 조사 발표, 컨설팅, 교육, 자격인증 등을 통해 개인과 기업, 국가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노동생산성 등 생산성 통계를 비롯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또 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650여 건의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지수 조사 발표를 통해 기업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

병원, 83점으로 최고점… 전문대학이 가장 낮아

NCSI 업종별 결산

2023년 업종별 NCSI 점수는 최고 83점에서 최저 75점의 분포를 보이며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는 8점으로 전년과 동일한 격차를 유지했다.

병원의 국가고객만족도가 8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면세점이 81점으로 뒤를 이었고 OTT서비스, 대형승용차, 대형항공(FSC), 에어컨이 모두 80점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전기자동차와 전문대학이 75점을 기록해 가장 만족도가 낮은 업종으로 조사됐다.

2023년에는 사립대가 전년 대비 3점 상승했고 영화관, 철도, OTT서비스 업종은 각각 2점씩 상승해 상승률이 높은 업종으로 나타났다. 영화관의 고객만족도는 79점으로 전년에 비해 2점 상승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고객의 오프라인 영화 관람이 늘었고 특수상영관 리뉴얼,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노력이 더해져 고객만족도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철도의 고객만족도는 79점으로 전년 대비 2점 상승했다. 고객서비스의 모바일·디지털화는 공공영역에서도 가속화되고 있다. OTT서비스의 고객만족도는 80점으로 전년 대비 2점 상승했다.

2022년 대비 NCSI 점수가 하락한 업종은 전년과 비교가 가능한 75개 업종 가운데 40개 업종(53.3%)에서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베이커리가 2022년 대비 3점 하락, T커머스, 소주, 주유소, 편의점, 무선청소기 업종 모두 전년 대비 2점씩 하락했다. 베이커리는 최근 경기 침체 및 물가 상승으로 고객들의 가격 부담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T커머스의 고객만족도는 77점으로 전년에 비해 2점 하락했다. T커머스 업종은 엔데믹으로 인한 외부 활동 증가 및 지속되는 고물가 상황으로 인한 소비 침체라는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소주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2점 하락해 77점으로 나타났다. 주유소의 고객만족도는 77점으로 전년 대비 2점 하락했다. 경제부문별로 살펴보면 14개 경제부문 중 4개 경제부문의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도 11개 경제부문 상승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의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13개, 공동 1위로 나타난 업종이 17개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선두 기업의 고객만족 노력으로 상위권 기업 간의 고객만족도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국가 차원의 NCSI 향상에까지 기여하고 있다.

우수 브랜드

hy 우유·발효유 26년 연속 1위

hy가 2023년 NCSI 우유·발효유 부문에서 ‘2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자사몰 ‘프레딧’의 신규 정기구독 계약 건수는 가파르게 늘고있다. 2월 출시한 기능성 음료 ‘스트레스케어 쉼’에 이어 ‘수면케어 쉼’을 출시하고 기능성 발효유 시장을 멘털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실시간 채팅 상담 도입

NCSI 택배·소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존 상담 챗봇 ‘로다’와 더불어 ‘실시간 채팅 상담’을 전격 도입해 고객에게 상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 1월 충북 진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메가허브 터미널을 오픈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롯데시네마 압도적 4D 경험 선사

NCSI 영화관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롯데시네마는 올해 12월에 ‘SUPER|MX4D’를 론칭해 압도적 4D 경험이 가능한 상영관을 구축했다. 좌석의 모션과 바이브레이션은 특수 액션 생성기와 동기화해 움직이며 바람, 향기, 물 분사 등 14가지의 특수 효과는 영화 속 장면을 관객이 완벽하게 느낄 수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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