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팔레스타인 평화’ 염원을 담아

경기일보 2024. 1.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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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전 세계가 더욱 밝고 희망찬 새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곳곳에서 함께 모여 불꽃놀이와 카운트다운으로 새해를 맞이했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는 불꽃놀이 대신 포성이 끊이지 않았다. 가자사태 발생 3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새해 전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5명이 숨지는 등 가자지구에 새해의 희망은 희미하기만 하다.

유럽에서도 축하 분위기와 더불어 긴장감이 감돌았다. 독일 베를린 시내 일부 지역에서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고 프랑스 파리에서는 경찰 5천명이 가자사태와 관련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다행히 큰 충돌과 사건 없이 새해를 맞이했다. 미국의 뉴욕 시내 곳곳에는 가자사태의 휴전을 촉구하는 플래카드와 더불어 건물 전광판에 친팔레스타인 혹은 친이스라엘 메시지가 눈에 띄기도 했다.

새해 첫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5만명이 참가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과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열렸다. 홍해에서는 가자사태 발발 이후 처음으로 미군과 예멘 반군의 교전이 발발했고 이란의 1천550t급 구축함 알보르즈호가 예멘 근해 홍해에 진입하는 등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가자사태 해결을 위한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이 보이고 있다. 이집트가 제시한 ‘3단계 휴전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집트를 직접 방문했고 이스라엘 측도 인질 교환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휴전과 연계되는 중재안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이스라엘 대법원이 네타냐후 총리와 현 우파 정부가 추진한 사법부 무력화 관련 핵심 입법인 ‘사법부에 관한 개정 기본법’을 15명 대법관 중 8명의 찬성과 7명의 반대로 무효화 처리했다. 대법원이 무효 처리한 기본법은 장관 임명 등 행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을 이스라엘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뒤집을 수 없도록 한 법으로 이스라엘 야권과 시민사회가 이에 대한 전례 없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여 왔던 와중에 하마스 공격이 발발했던 것이다. 장기전을 위한 저강도 작전으로의 전환을 포석으로 한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투입 병력 일부 철수 결정은 새해를 맞이한 가자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해 전날 일요 기도에서 “무력 충돌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파괴와 고통, 빈곤이 발생했는지 자문해야 하며 분쟁에 관련된 이들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의 메시지와 평화를 염원하는 지구촌 인류의 마음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닿기를 바라며 2024년 새해 아침, 가자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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