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국 전기차 브랜드만 IRA 보조금 혜택
BMW·닛산 등 유럽·아시아 탈락
미국 정부가 새해부터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전기차를 모두 미국 자동차 브랜드로 채웠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되고 배터리 부품·소재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약 978만원)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2024년부터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쓴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직 추가 선정 차량 발표가 남긴 했지만,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워 만들어진 IRA의 목적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북미 조립이나 배터리 부품·소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난해 4월부터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여서 변화가 없다.
미국 에너지부는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차량이 지난해 43종에서 올해 19종으로 줄어든다고 1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테슬라(모델 Y·3·X 등)와 리비안(R1S, R1T 등)이 각각 5종으로 가장 많고 포드 3종, 지프·셰보레 2종, 크라이슬러와 링컨이 각 1종씩 포함됐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 브랜드는 탈락했다. 지난해까지 폴크스바겐 ID4, 아우디 Q5, BMX X5, 닛산 리프 등이 보조금 지급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달 미국 정부가 발표한 IRA의 ‘외국 우려 기관(FEOC)’ 관련 세부 규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외국 우려 기관이 만든 부품을 사용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미 정부는 중국에 있는 대부분 배터리 부품 기업을 외국 우려 기관으로 지정했고, 중국 업체가 중국 밖에서 외국 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한 경우에도 중국 정부 측 지분이 25% 이상이면 외국 우려 기관으로 판단한다.
배터리 부품에 대한 높은 중국산 의존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 미 IRA 보조금 수령은 더 까다로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테슬라 등 미국 업체들은 중국산 부품을 줄이면서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 만큼, 다른 나라 전기차보다 경쟁력 우위를 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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