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위토 지켜낸 선조들 기억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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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의 위토(位土·묘소 관리 비용을 조달하기 위한 토지)를 지켰던 우리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요즘 거의 없는 것 같아요."
6년째 '현충사 청소년 문화유산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현 군(13·서울 잠신중 1학년)은 "일제강점기 충무공의 위토를 지켜낸 선조들의 역사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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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때부터 역사 알리기 활동
기념품 팔아 수익금 1400만원 기부
6년째 ‘현충사 청소년 문화유산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현 군(13·서울 잠신중 1학년)은 “일제강점기 충무공의 위토를 지켜낸 선조들의 역사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군은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와 사회적 협동조합 씨드콥이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 문화유산지킴이 프로그램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참여하고 있다. 매달 하루 충남 아산시 현충사와 서울 종로구 광화문 등을 찾아가 사람들에게 충무공 위토를 지킨 역사를 알리고 있다.
김 군을 비롯한 청소년 문화유산지킴이 100여 명은 거북선 조립 장난감 등 기념품을 직접 기획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한 수익금을 매년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기부하고 있다. 이들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달한 기부액은 1400만 원에 달한다.
서울 중구 씨드콥 사무실에서 지난해 12월 28일 만난 김 군과 홍라희 양(12·용인 청곡초 6학년)은 “충무공 위토를 지킨 역사를 알게 된 뒤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충무공 유적 보존 모금운동은 1931년 5월 13일자 동아일보 기사 ‘2000원에 경매 당하는 이충무공 묘소 위토’에서 비롯됐다. 충무공 종가의 가세가 기울어 충무공 묘소와 위토가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동아일보 논설위원이던 위당 정인보(1893∼1950)는 사설에서 “충무공의 묘소와 위토를 보존하는 것은 우리 민족 모두의 책임”이라고 호소했다. 이후 기사를 접한 이들이 동아일보사로 돈봉투를 보냈다. 1년간 2만 명, 400여 개 단체가 보낸 기부금 1만6021원30전(현재 가치로 약 10억 원)으로 충무공 묘소와 위토에 걸린 빚을 갚고, 현충사를 중건했다.
홍 양은 “당시 많은 분들이 충무공 위토 지키기를 자기 일로 여기고 십시일반으로 돈을 기부했다”며 “청소년 문화유산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부를 이끌어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김 군은 “광화문에서 충무공 기념품을 팔며 ‘기부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는 저희들에게 ‘이런 짓 할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말하는 어른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 날카로운 말과 차가운 시선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가 할 일을 대신 해줘서 고맙다’면서 기부에 동참하는 어른들이 더 많다는 걸 알거든요. 충무공 위토의 역사를 몰랐던 어른들이 기부에 동참해줄 때 가장 뿌듯해요.”
이들은 기부금이 문화유산을 지키는 여러 일에 소중하게 쓰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외로 불법 반출된 문화유산을 환수하는 데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어요.”(김 군) “부서지고 다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요.”(홍 양)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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