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의 Aúpa 알레띠] 'UCL 16강전 2골 1도움' 마르코스 요렌테, 이 경기로 인해 그의 축구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성민 2024. 1. 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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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Aúpa'는 스페인어로 '파이팅'이라는 뜻이다. '알레띠'는 레알 마드리드 외에 마드리드에 연고를 둔 또 다른 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별칭이다. AT 마드리드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와 함께 '라리가 3강'으로 자리잡았다. 이 구단 역시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Aupa 알레띠'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모든 프로 축구 선수들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건 아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처럼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선수들도 있다. 메시와 달리 팬들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고 잊혀지는 사례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때로는 실패의 위기에 처한 선수들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때가 있다. 단 한 순간으로 인해 선수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험으로 인해 해당 선수는 구단의 주축 자원이 되거나 기량이 급격히 성장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요렌테도 하부리그를 전전하다가 조용히 현역 은퇴를 할 뻔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 경쟁에 밀려났다.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향했지만 이적 초기에는 백업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았던 요렌테는 한 경기를 통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1 레알 마드리드 출신 미드필더, 더비 라이벌 AT 마드리드로 향하다

요렌테는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에서 성장했다. 2008년 7월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에 입단했던 그는 6년 후인 2014년 7월 레알 마드리드 B팀인 레알 카스티야와 계약했다. 2016년에는 1군과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그의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요렌테는 성인 무대에서 쉽게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는 경험을 더 쌓기 위해 2016년 8월 데포르티보 알라베스로 임대 이적했다. 알라베스에서 요렌테는 2016/17시즌 공식전 38경기 3도움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요렌테는 알라베스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레알 마드리드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는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세미루가 버티고 있었다. 요렌테가 카세미루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19년 7월 라이벌 구단인 AT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2 선수 경력의 분기점, 리버풀과의 2019/20시즌 UCL 16강 2차전

요렌테는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던 로드리의 대체자로 AT 마드리드에 합류했지만 이곳에서도 살아남기는 쉽지 않았다. 요렌테는 2019/20시즌 전반기에 선발보다는 교체로 많이 나섰다. 교체 자원이었던 요렌테는 한 경기를 통해 선수 경력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바로 리버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었다.

홈에서 열린 16강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AT 마드리드는 안필드 원정을 떠났다. 이 경기에서 요렌테는 후반 11분 디에고 코스타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정규 시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연장 전반 4분 리버풀의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골을 터트리며 리버풀이 8강에 가까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 요렌테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요렌테는 연장 전반 7분 리버풀의 골키퍼 아드리안을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연장 전반 15분에는 중거리 슈팅으로 또 다시 골망을 갈랐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 1분에는 알바로 모라타의 쐐기골을 도왔다. 요렌테의 맹활약 덕분에 AT 마드리드는 리버풀을 1, 2차전 합계 4-2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3 AT 마드리드의 만능 미드필더로 거듭나다

리버풀과의 경기를 계기로 요렌테는 공격에 눈을 떴다. 그는 2020/21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45경기 13골 12도움으로 AT 마드리드 핵심 미드필더로 등극했다. 그는 프리메라리가에서 37경기 12골 11도움으로 ‘10(골)-10(도움)’을 달성하며 AT 마드리드의 리그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요렌테의 다재다능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2021/22시즌과 2022/23시즌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했다. 심지어 오른쪽 윙백 역할을 맡기도 했다.

윙백까지 담당하면서 2020/21시즌의 파괴력을 잃어버렸던 요렌테는 이번 시즌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에 집중하고 있다. 측면 수비에 대한 부담이 감소하면서 요렌테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23경기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요렌테는 어느덧 AT 마드리드의 기둥이 됐다.

만약 리버풀과의 경기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요렌테는 AT 마드리드에서 평범한 백업 자원에 머물렀을 수 있다. 그만큼 요렌테의 축구 인생에서 리버풀과의 맞대결은 큰 분기점이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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