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시론] 이상한 정상 주소, 복수주소제와 인구감소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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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되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이 달라진다.
아랫집 학생은 기숙사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고, 옆집 중년 부부는 주말농장으로 일찌감치 떠난듯 하며, 우리집 상황도 마찬가지로 직장 때문에 주중에 따로 떨어져 살던 가족이 모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활인구와 연계하여 최근 '복수주소제' 도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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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통학·여가행태 넓어져
‘주중 도시·주말 농촌’ 현상 증가
실거주지 공공서비스 누려야
복수주소제 도입 논의도 활발
주말이 되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이 달라진다. 아랫집 학생은 기숙사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고, 옆집 중년 부부는 주말농장으로 일찌감치 떠난듯 하며, 우리집 상황도 마찬가지로 직장 때문에 주중에 따로 떨어져 살던 가족이 모인다. 그뿐인가. 서울 사는 지인 중에는 영동지역 바닷가 쪽에 집을 하나 더 얻어놓고 틈날 때마다 찾는가 하면, 지인 몇몇은 은퇴 후 여가를 즐길 구축 주택이 있는 적당한 부동산을 몇년째 같이 돌아보고 있다. 우리가 정상이라 여겼던 하나의 주소지를 두고 살던 시절은 한참 전에 지나쳐 온 듯하다.
우리나라는 주민등록제도에 의거 주소지 이동에 따른 전출입시스템으로 ‘1인 1주소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교통·통신의 급격한 발달로 지역을 넘나드는 통근·통학과 여가행태는, 지역에 따라 상주인구와 주간인구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게다가 생활수준의 향상과 웰빙에 대한 욕구가 맞물리면서 도시와 농촌 양쪽에 주거지를 마련하여 주중에는 도시에서 주말에는 농촌에서 거주하는 다(多)지역 거주(멀티해비테이션·Multi-habitation)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워케이션 문화까지 확산하는 등 바야흐로 지금의 주민등록상 인구관리정책으로는 지역의 공공서비스 공급 비용과 편익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를 들여다보자. 2023년 12월 현재 강원도 인구수는 153만여 명으로 전국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지역이고, 도내 18개 기초자치단체 중 12개 지역은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고시되었다. 인구가 이렇게 감소하다 보니 다방면에서 세수가 감소하고 지역의 재정자립도는 더욱 더 낮아지고 있고 인구추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반면 2022년 한해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총 1억 5000만여명으로 전국적으로도 많은 사람이 강원도에 체류하고 있고, 접경지역의 복무 군인과 지역소재 대학에 재학중인 청년의 규모는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등록상 인구가 아닌, 앞으로는 인구 이동성과 활동성을 반영하는 생활인구 산정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제도적 반영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활인구와 연계하여 최근 ‘복수주소제’ 도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개인 입장에서는 행정상 등록된 주소지를 넘어서 실거주지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공공서비스와 편익을 누릴 수 있고, 지역입장에서는 세수 확보와 더불어 인구감소에 대응 가능한 인구관리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직장과 교육 그리고 전원생활과 일시적 다지역 거주 등 다양한 목적으로 강원특별자치도를 부 거주지로 두는 관계인구의 확장을 위해, 주민등록 전출입과 주택 거래 및 임대차의 절차를 디지털 서비스로 간편하게 제공하고 대항력 등 재산권 보호기능 편의도 부가하는 시스템부터 만들어 보면 어떨까.
지역사회가 당면한 인구감소에 대응하고 지방소멸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구와 주소개념을 유연하게 확대해서 활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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