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진기주→오정세, 수상자보다 화려한 '무관 라인업'[TF초점]
한석규·김래원까지, 작품성·연기력 모두 인정받았지만 무관
알 수 없는 '수상 기준'이 남긴 찝찝한 뒷맛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각 지상파 드라마국의 한 해를 결산하는 축제 '연기대상'을 끝으로 2023년이 마무리됐다. 다만 끝맛은 다소 씁쓸하다. 배우 김동욱 진기주 오정세 한석규 김래원 등이 보여준 활약과 달리 무관에 그쳤기 때문이다. 상이 모든 성과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SBS, KBS, MBC 3사는 2023년 한 해를 돌아보며 치하하는 '연기대상'을 방송했다. 1년 동안 활약했던 배우들이 모이는 축제인 만큼 웃음과 박수가 쏟아졌다. 그러나 SBS와 KBS는 설득력 약한 시상으로 빈축을 샀다.
31일 방송된 '2023 KBS 연기대상'은 최우수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작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것을 알기에 누가 받아도 마땅했다. 상의 경중 역시 따지고 싶진 않다.
하지만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주연배우 김동욱과 진기주의 무관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첫 방송한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각각 윤해준과 백윤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웰메이드 드라마로 꼽힐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이 수식어를 얻기 위해서는 극본과 연출은 물론이고 이를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역할이 여느 때보다 중요했다. 때문에 주연으로 나선 김동욱과 진기주의 캐릭터 해석 능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안정감 있는 연기력으로 무게감을 잡아주니 서지혜 이원정 등 신예배우들 역시 날개를 달 수 있었다.
먼저 김동욱은 시간 여행자가 된 윤해준으로 분해 스릴과 액션, 감정선까지 모든 연기를 완벽히 소화했다. 미래에서 온 윤해준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복잡한 생각에 휩싸일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침묵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는 그의 심경을 김동욱은 온몸으로 표현했다. 대사가 없음에도 김동욱이 짓는 표정과 제스처, 심지어 안면근육까지 하나하나 윤해준 그 자체를 보여줬다.
진기주 역시 작품 초반 계속되는 눈물 연기를 매번 다른 감정으로 표현하고, 터져 나오는 감정을 큰 소리 없이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몰입을 이끌었다. 또한 한 번씩 등장하는 진기주의 내레이션은 큰 울림을 남기기도 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시청률 또한 나쁘지 않았다. 최고 시청률 5.7%는 '혼례대첩'(5.8%)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평균 시청률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4%대로 더 높은 편이었다. 이처럼 시청률로도 작품성으로도 연기력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김동욱과 진기주의 '무관'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KBS에 앞서 방송된 '2023 SBS 연기대상'에서는 '낭만닥터 김사부3' 한석규, '악귀' 오정세, '소방서 옆 경찰서' 김래원이 상을 받지 못했다. 더군다나 SBS는 어떻게든 상을 나눠주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수상 부문 쪼개기' '장르 쪼개기'로 이미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관에 그친 배우들이 다수 존재했고, 한석규 오정세 김래원 역시 'SBS 무관 라인업'에 포함됐다. 연기력도 작품 성적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아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역설적으로 '무관 라인업이 더 화려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오정세는 대상을 받은 김태리와 파트너 호흡을 맞추며 '악귀'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김래원 또한 '소방서 옆 경찰서' 시즌1, 2를 이끌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심지어 한석규가 이끄는 '낭만닥터 김사부'는 SBS 대표작이다. 일부는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제인 만큼 한 차례 상을 받았던 데다 이번에도 작품상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부문에서는 비교적 홀대한 것이 아니냐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 또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짧은 공백으로 연이어 방송된 시리즈가 아니라 시즌2 이후 3년 만에 돌아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상 기준'의 모호함은 '논란'이라는 잡음을 만들었다. 축제가 돼야 할 시상식에 공정함 대신 알 수 없는 기준을 넣으니 씁쓸한 뒷맛만 남았다. 물론 무관이라고 해서 배우들의 노력과 성과가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드라마를 좋아하는 K-콘텐츠 팬으로서, 1년의 작품들을 지켜본 한 시청자로서 아쉬움이 짙게 새겨진 그들만의 결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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