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얀데의 법칙', 언론에서 적용한다면?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12월 30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이화행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 함께해 주실 분은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이화행 교수입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이화행 교수(이하 이화행)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최휘 > 네 반갑습니다. 올 한 해 저희 미디어 비평 코너에서는 다양한 보도 현상에 대해서 살펴봤는데요. 최근 다뤘던 뉴스 회피 현상과 언론의 기후 위기와 환경 보도 현상에 대해서 떠올려보면 저도 언론인으로서 참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언론의 신뢰 위기와 얀테라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교수님 먼저 이 얀테라겐이 어떤 개념인가요?
◆ 이화행 > 네 얀테라겐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들의 오랜 삶의 규범을 말하는데요. 얀테라겐이라는 말은 스웨덴어입니다. 그리고 덴마크에서나 노르웨이에서는 얀텔 로벤 이렇게 하는데 영어로 얀테의 법칙 로 오브 얀테라고 이렇게 번역을 해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내용은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라는 그런 의미를 담은 단어이고요. 그러니까 이쪽 북유럽 국가들이 스스로를 겸손함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존중 상호 평등 합의의 생활관을 형성하게 한 하나의 오랜 생활 규범이다. 그래서 이 규범이 북유럽 사회 구석구석에 깊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 최휘 > 그렇군요. 남보다 뛰어나다고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잘난 체 하는 사람은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보면 인정받지 못하는 그런 문화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한마디로 겸손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 얀테라겐에서 말하는 이런 개념들, 겸손이라는 어떤 개념들을 오늘날의 우리 언론 보도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 이화행 > 이 안테라겐은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 담고 있는 개념이고요.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하는 것은 곧 자기 겸손, 자기성찰에서 출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고 언론의 신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가 있는데요. 언론이 우리 흔히 입법 사법 행정부를 국가권력과 같은, 국가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 책무 중의 하나다라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이게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책무라고 하는 것이 잘못 이해가 되면 국민을 계도하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가 있다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들이 나올 수 있는 문제는 여론 형성을 주도해 가고 또는 영향을 행사하려는 듯 한 그런 언론의 태도로 갈 수가 있다 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것들은 정파성으로 연결이 되고 그리고 신뢰 문제와도 직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이 상당히 유의해야 될 그런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최휘 > 그렇군요. 행복지수 조사 결과를 보면 상위권에는 늘 북유럽 국가들이 있더라고요.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도 북유럽 국가가 역시 높게 평가된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언론 신뢰도 조사와는 크게 다른가요?
◆ 이화행 > 공교롭게도 사실 행복지수 조사 결과하고 언론 신뢰도 조사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매년 뉴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뉴스 리포트를 발행을 하는데요. 북유럽 국가들이 뉴스 신뢰도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행복지수 조사는 완전히 별개의 조사인데 거기에서도 높은 결과를 얻고 있는데 신뢰도 조사에서도 그런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는 것이죠. 양자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것은 다른 학술적 검토를 당연히 해봐야 될 일이고요. 다이렉트로 그렇게 이해를 연결시켜서는 안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역시 디지털 뉴스 리포트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조사를 지금 같이 참여하고 있는데 2002년도 결과를 보면 뉴스 신뢰도가 46개국 가운데 40위로 있어서 아주 낮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한국의 언론에게는 북유럽 국가의 결과들이 부러움의 대상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최휘 > 그렇습니다. 참 부러운 마음이 들고 씁쓸하기도 합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언론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우리나라 기자들이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엿볼 수 있다고요
◆ 이화행 >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직업 선택의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하는 질문에 언론인들이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가 있어서라고 하는 답변이 거의 2명 중에 1명 정도는 대답을 하고 있고 그다음에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직업이다라고 생각해서라고 32%가 답변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관련해서 지금 오늘 우리가 뉴스의 신뢰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뉴스의 편파성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심각하다고 하는 70%의 응답률이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언론인들이 언론 자체에 대한 우려를 스스로 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 조사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최휘 > 편파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지금 우리 언론인들도 인지를 하고 있다라는 거군요.
◆ 이화행 > 네네 그렇죠.
◇ 최휘 > 교수님 그러면 북유럽 국가에서 아까 앞서 언론의 신뢰도가 높게 나온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 걸까요?
◆ 이화행 > 그거는 기본적으로 저널리즘 가치라는 기본에 충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저널리즘의 가치라고 하는 것은 객관적 보도, 균형 잡힌 분석 보도 이런 것들이고 그것의 토대가 되는 출발점은 사실과 의견 그러니까 팩트와 의견을 분리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러한 저널리즘의 가치들을 지키려는 그 기본에 충실한 노력, 그리고 그것이 결과로 언론에 나타난 것이 독자들 그리고 시청자 청취자들의 신뢰를 얻는 그런 배경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우리 언론의 불신의 주요 요인으로 늘 지목되는 진영 논리에 갇힌 정파적 편향성의 문제,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앞서 얘기했던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도 보면 뉴스 이용자의 3명 중에 2명이 뉴스의 편향성 이거를 문제를 삼아서 뉴스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 한마디로 짜증이 난다 이런 것이 되겠는데 이 편향성이라는 게 객관성과 공정성이 문제가 되는 그러한 불균형적 태도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북유럽 언론들의 관심 그리고 노력이 아마 어떤 그런 결과 신뢰를 얻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최휘 > 우리 언론 불신의 요인으로는 진영 논리에 갇힌 정파적 편향성이다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 얀테의 법칙, 얀테라겐을 우리나라에 가져온다면 우리 언론에 가져온다면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요?
◆ 이화행 >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사점들이 좀 많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우리 언론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제도적 기능을 수행해야 된다라고 하는 생각을 좀 이제는 우선이 아닌 차선으로 둬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리고 사실 개인 언론인으로서의 본인에 대한 그런 자기 성찰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물론 언론인들에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죠. 우리 사회 전반적인 모든 분야들의 문제일 텐데 그런 생각을 통해서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그런 끊임없는 점검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 국민을 계도하겠다라는 생각보다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된다라는 말씀으로 이해를 하면 될까요?
◆ 이화행 > 그렇습니다.
◇ 최휘 > 그런데 교수님 그 어느 문화나 관습에도 긍정적인 효과와 부작용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지 않습니까? 이 얀테라겐에도 부작용이 있을까요?
◆ 이화행 > 얀테라겐의 부작용이라고 굳이 꼬집는다면 개인 의견 개진이 절제하는 수준을 넘어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겠죠. 북유럽 사회는 실제로 개인들이 본인의 부를 과시한다거나 또는 지나치게 자랑거리를 내세우거나 하는 것들이 사실상 생활 규범으로 금기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개인들의 생각의 개진을 위축시킬 수 있는 그런 문제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표현의 자유와 같은 공론장의 위축하고는 무관하다 이렇게 봐야 맞습니다. 그래서 언론이나 언론 신뢰에 미치는 부작용은 없다 이렇게 보는 게 맞겠고 이러한 것을 설명하는 배경에 결국은 높은 언론에 대한 신뢰도, 그들 국가,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의 언론 신뢰도 결과가 입증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최휘 > 앞서 객관적 보도 그리고 사실과 의견의 구분 같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한 해를 지금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미디어 비평에서 다뤘던 이야기들을 제가 되돌아보면 지금이 언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요?
◆ 이화행 > 정파성을 벗어나려는 노력이죠. 구체적으로 정파성을 벗어난다는 것은 너무 막연한 얘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서 해야 될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팩트, 사실과 의견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노력을 해야 된다. 팩트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그것을 기자 또는 언론인이 생각하는 의견을 이렇게 믹스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 그걸 통해서 언론의 균형 있는 보도, 균형 있는 뉴스 균형 있는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정파성을 벗어날 수 있는 그런 방향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스스로를 늘 점검해서 돌아다보는 그런 자기성찰, 그것이 얀테라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정신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최휘 > 정파성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면서 언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어떤 노력들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해진 규범 안에서 적당한 선을 지키고 또 얀테라간 정신처럼 겸손하면서 보도에 올바른 태도를 유지한다면 오늘날 언론의 신뢰도는 차차 올라갈 수 있겠죠. 저는 사실 언론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우리 삶에서 사람들과 살아가면서도 이 얀테라겐의 정신이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 이화행 > 네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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