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화염에 불티, 내부는 연기... 아비규환 日항공기 영상 보니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2일 일본항공(JAL)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 직후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MA722편)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여객기가 착륙하는 동안 컴컴한 기내에 갇혀 창밖으로 불길이 이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한 승객들은 아비규환이었는데, 이 장면을 찍은 영상이 엑스(트위터) 등에서 확산됐다.
일본 국토교통성 도쿄 공항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하네다 공항 C 활주로에 있던 JAL 516 여객기에서 불길이 발생했다. NHK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이날 오후 5시40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 착륙 도중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항공기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엑스 등에 올라온 여객기 화재 당시 기내에서 탑승객이 직접 촬영한 영상과 사진에는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다.
한 엑스 계정(@alto_maple)에는 “죽을까 생각했다”며 당시 사고 영상과 사진이 올라왔다. 창가 자리에 앉은 것으로 보이는 이 승객은 창밖으로 보이는 불이 난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었다. 창밖에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는 중 비행기 날개 아래로 화염이 비치고 불티가 튀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서는 승객들 상당수가 비교적 차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음 영상에는 기내에도 연기가 차오르면서 비상등 외에 기내에 모든 조명이 꺼진 가운데 탑승객들이 당황한 듯 일어나 분주하게 움직였고, 누군가 소란스럽게 외치는 목소리도 들렸다.
산케이신문은 한 여성 승객이 기내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 역시 기내 창밖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창밖은 불길에 휩싸인 듯 온통 붉은색으로 물든 모습이었다. 이 사진을 제보한 승객의 부모는 “딸이 비행기에서 탈출한 직후 전화로 ‘비행기가 불타 버렸다. 미끄럼틀에서 내려 탈출했다’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불길에 휩싸인 여객기에서 승객들이 비상 탈출용 미끄럼틀을 타고 탈출하는 장면도 엑스 계정(@ricole0704)을 통해 확산됐다. 이 계정 운영자는 “태어나 처음으로 생명의 위기를 느꼈다”며 “대단한 충격의 직후, 양 날개에서 불꽃이 (솟아올랐다)”고 했다.
JAL 여객기의 한 탑승객은 AP통신을 통해 “기내가 몇 분 만에 연기로 가득해져 지옥과 같았다”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몰랐고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그것은 혼돈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탑승객은 교도통신에 “착륙 당시 (기체가) 무언가에 부딪혀 밀려 올라가는 느낌이 있었다”며 “이내 창문으로 불꽃이 보였고 기내는 가스와 연기로 채워졌다”고 했다.
JAL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367명과 승무원 12명 등 탑승객 379명은 화재 직후 항공기에서 전원 탈출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JAL 516편 탑승자 가운데 17명은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여객기와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6명 가운데 1명은 탈출했지만, 나머지 5명은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한 항공 전문가는 “JAL 여객기가 착륙할 때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활주로에 들어갔거나 JAL 여객기가 착륙하면서 활주로를 일부 벗어나 유도로에 있던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했든지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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