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인근에서 대기"…이재명 피습에 비상걸린 野

오문영 기자 2024. 1. 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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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부산에서 신원 미상 남성에게 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4.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원내 1당 당대표가 괴한에게 피습을 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2일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갑작스러운 피습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가 수술 끝에 의식을 회복했으나 일부 당 지도부 인사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병원 인근에서 비상 대기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2시간 수술 후 의식 찾아…내경정맥 손상"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도중 습격당해 부산대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응급치료를 받은 이 대표는 경정맥 훼손과 다량의 출혈이 우려된다는 진단에 따라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긴급 이송돼 약 2시간 동안 수술을 받았다. 현재 의식을 찾은 상태이며 중환자실에서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수술명은 혈전 재건을 포함한 혈관재건술"이라며 "내경정맥 손상된 것이 확인됐고 정맥에서 흘러나온 혈전이 생각보다 많아서 관을 삽입한 수술이 시행됐다"고 말했다. 면회 및 퇴원 일정에 대해서는 의료진 의견을 따를 것이라며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당혹감 흐른 野…"병원 인근서 비상대기"
이날 이 대표가 이송된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는 지지자들과 유튜버들, 취재진 등 200여명이 모였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 이름을 연호하며 스마트폰으로 상황을 중계했고 오후 3시20분쯤 이 대표를 태운 응급차가 서울대병원에 도착하자 눈물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경찰은 응급실 주변과 병원 곳곳에 병력을 배치해 현장을 통제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한때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행인이 지지자들을 향해 "병원까지 와서 이게 뭐하는 짓들이냐"라며 언성을 높이자 지지자들은 "사람이 다치지 않았냐" "그냥 지나가시라"라고 받아쳤다. 이에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이 나서 제지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당신들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서울대병원을 찾아 자리를 지켰다.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강훈식 의원을 시작으로 강선우·신현영·안민석·우원식 의원 등이 병원에 도착했다. 이 대표와 부산에서 함께 일정을 수행한 조정식 사무총장과 최고위원들은 오후 4시23분쯤 병원에 도착해 현장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대표 피습에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다"며 빠른 걸음으로 취재진 사이를 빠져나가 병원 안으로 향했고 이 대표 피습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른 의원은 "(가해자가) 그냥 지지자라고만 생각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의식을 찾은 뒤에도 여전히 긴장감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 최고위원은 "(지도부 인원들이) 병원 인근에서 각자 대기할 것"이라며 "상황이 비상이지 않으냐"고 말했다. 당대표실 관계자도 "계속해서 병원에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이재명 당대표 정치적 테러에 대한 긴급 최고위원회의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실상 비상체제 "예비후보자 활동 차분히 진행해야"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두 차례 열며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동요하지 말라"는 문자 메시지를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하며 오는 3일 당 운영과 관련한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홍 원내대표는 문자에서 "이 대표 상태와 당 운영 관련 사항들을 신속하게 파악 및 협의해 내일 의총에서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총선을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예비후보자들을 상대로 관리감독에 나서기도 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17개 시도당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이 대표가 정치 테러를 당해 긴급 수술하는 등 당원과 국민들이 충격에 빠진 상황"이라며 "각 시도당에서 예비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와 의정보고회, 그 밖의 선거 활동이 차분하고 절제된 상황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이 대표 피습 소식에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고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우려를 표하며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참담한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 대표의 쾌유를 빈다고 전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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