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금주 결심`?…술 끊으면 몸에 생기는 일

강민성 2024. 1. 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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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갑진년을 맞아 금주 결심을 하는 이들이 있다. 대부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아 스스로 결심을 접지만 일부는 성공에 이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다이어트, 건강 등 여러 이유로 술을 끊는다. 직장 회식에서도 과감하게 술을 거부하는 이들이 꽤 늘었다.

술을 끊으면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건강·과학 관련 온라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1일(현지시간) 금주 후 몸의 변화를 연구한 결과들을 소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성의 경우 하루에 1잔, 남성은 하루에 2잔 이상 마시지 않아야 적당하다고 밝힌다. 여성이 2~3시간 동안 앉아서 4잔 이상을 마시거나 남성이 같은 시간에 5잔 이상을 마시면 '폭음'이라고 정의한다. '과음'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일주일에 8잔 이상, 15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다. 여기서 1잔은 알코올 도수 5도 짜리 맥주 350cc나 12도 짜리 와인 140cc를 말한다.

2018년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린 한 논문은 술을 끊은 후 일어난 변화를 담았다. 연구자들은 평균 45세인 94명의 지원자를 모집해 한 달 동안 술을 끊도록 했다. 챌린지 전에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약 18잔의 술을 마셨다. 간질환이나 알코올 의존증 병력이 있는 참가자는 없었다.

한 달 동안 술을 마시지 않자 이들은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경험했다. 평균적으로 혈압이 6% 떨어지고 체중이 약 1.5kg 줄었다. 당뇨병 발병 위험을 보여주는 인슐린 저항성은 25% 감소했다.

논문의 저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케빈 무어 교수는 "논문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기분이 좋아지고 집중력이 향상됐으며 잠도 더 잘 자게 됐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또한 암 성장을 촉진하는 혈액 내 단백질인 표피성장인자(EGF)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의 수치가 각각 약 73%와 41%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무어 교수는 이를 토대로, 암이 우리 몸에 생겨났을 때 알코올이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지만 이를 확인하려면 음주자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금주의 긍정적 효과가 한 달 이상 지속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무어 교수는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알코올이 신체에 생리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금주의 효과가 그냥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술을 완전히 끊어야 할까. 무어 교수는 암에 걸렸고 암이 커질까 걱정된다면 술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분과 수면, 신체 건강을 고루 생각했을 때도 금주의 이점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사교나 대외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점은 단점이라고 짚었다.

무어 교수가 알코올 의존 병력이 없는 음주자만 연구했다면, 장기간의 알코올 남용으로 뇌에 일부 손상을 입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알코올'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알코올 남용의 인해 뇌 외층부가 얇아진 이들이 약 7개월간 술을 끊자 외층부가 다시 두꺼워졌다. 이들은 금주하기 전 12개월 동안 하루에 약 13잔의 술을 마시고 있었다.

금주의 유익한 효과는 생각보다 일찍 나타났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티모시 두라조 미 스탠포드대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 교수는 "알코올 남용 문제가 있는 이들이 2주에서 4주간 금주를 하자 뇌의 여러 영역에서 회복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다만 알코올 사용장애(AUD)가 있는 사람들은 알코올 금단 증상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알코올 의존성이 너무 높은 경우 금주 시 불안, 불면증, 과민성 등의 증상을 겪거나 더 심각한 경우 환각, 발작,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금주 시도 시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게 좋다고 라이브사이언스는 전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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