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터 유통·철강까지…‘AI’로 새해 문 연 기업들
기술 개발부터 업무 관행 개선까지
올 핵심 키워드로 생성형 AI 들어
통신업계는 ‘미래 먹거리’로 지목
중후장대 분야서도 공정 혁신 주문
‘AI 혁신, AI 전략, AI 전환….’
2024년 새해 벽두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 메시지는 인공지능(AI)으로 연결됐다. 올 신년사에도 ‘위기’ ‘경쟁력’ ‘혁신’ 같은 다소 상투적인 낱말들이 많은 가운데 눈앞에 닥친 숙제이자 해법으로서 CEO들이 내세운 키워드가 AI였다.
반도체처럼 사업 연관성이 비교적 뚜렷한 기업은 물론이고, 유통·금융 등 서비스 산업을 비롯해 심지어 철강 같은 중후장대 업종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2일 시무식에서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공동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공개한 바 있는데 문서 요약과 코딩 등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나올 갤럭시 S24에는 생성형 AI가 온 디바이스로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챗GPT의 등장으로 개막한 AI 시대는 사회 전반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은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통해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았다”고 자평했다. SK하이닉스의 HBM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AI 연산용 칩에 탑재된다. 곽 대표이사는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AI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신업계는 아예 AI를 새로운 먹거리로 짚고 나섰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실사구시의 자세로 ‘글로벌 AI 컴퍼니’ 성과를 거두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피라미드 전략’ ‘AI 컴퍼니 성과 가시화’ 같은 세부 과제까지 제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플랫폼·통신 서비스 영역에서 고객 경험을 혁신할 AI 사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초거대 AI ‘익시젠’을 기존 서비스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금융업계도 마찬가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서둘러달라”며 “업무 전반에서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롯데를 비롯한 유통업계는 챗봇에서부터 쇼핑 데이터 기반의 상품 추천 서비스 등 AI 기능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이날 “올해부터 사업과 전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업무·공정에서 AI 활용도를 높여 나가도록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한다”(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AI를 비롯한 디지털기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다”(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다소 보수적인 중후장대 업계에서도 AI 키워드를 담은 신년 메시지가 나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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