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끔찍하다” 피습 영상 확산에 “공유 자제”
“비정상적” 한목소리 비판
음모론·배후론에도 ‘경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소식이 알려진 2일 시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피습 상황이 담긴 영상과 미확인 정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공유를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민들은 새해 벽두부터 불거진 야당 대표 피습 소식에 충격과 우려를 표했다. 직장인 김모씨(45)는 “오전 10시30분을 넘겨 뉴스 속보가 떴을 때부터 조용했던 사무실이 술렁거렸다”며 “점심시간 내내 다들 이게 무슨 일이냐며 피습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리 한국 정치가 편 나누기가 심하고 과열돼 있다고 해도, 이렇게 정치인 피습 사건이 나오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자영업자 안모씨(34)는 “뉴스를 보는데 모자이크되지 않은 현장 사진이 나와서 놀랐다”며 “뉴스를 보는지 영화를 보는지 헷갈릴 정도로 현실감이 없었다. 끔찍했다”고 말했다.
피습 사실이 알려진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배후설’과 ‘자작극’ 등 음모론이 나돌았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정치 갈등을 부추기는 주장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이 대표 지지자라고 밝힌 A씨는 “지지자로서 속상하고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근거도 없이 특정인을 겨냥해 배후라고 주장하는 건 이 대표에게도, 민주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카카오톡 대화방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추측성 글이 너무 많이 돌고 있다”며 “정치 성향을 떠나서 피습 사건을 오락거리로 소비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가 피습당하는 영상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된 데 우려를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 해당 영상은 이 대표의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방문 현장을 생중계하던 유튜브 채널을 녹화·편집한 것이다. 직장인 박모씨(32)는 “SNS에 ‘이재명 피습’이란 단어가 인기 검색어에 있어 눌렀다가 영상을 보게 됐다”며 “피습 상황이 여과 없이 담겨 있어 속이 좋지 않았다. 언론 기사에도 피 흘리며 누워 있는 이 대표 모습이 모자이크 없이 담긴 경우가 있어 아이들이 보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됐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은 “(피습) 영상을 보지도 말고, 공유하지도 말자”며 영상을 공유한 게시글을 신고한 인증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가 이송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취재진과 시민 50여명이 몰렸다. 병원 방문객인 김병철씨(49)는 “민주주의가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며 “제1야당 대표면 서열도 꽤 되는데 경찰이 그렇게밖에 경호를 못하나. 야당 대표가 민생을 살피러 간 현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유종수씨(61)는 “이 대표 지지자는 아니지만, 여당이나 야당이나 밉다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유진·김송이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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