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층 위아래로 ‘출렁’일 때 발생…기후변화로 해수면 높아지며 위험도 커져
동해서 지진 발생 때 ‘20~30분 내 대응’ 시스템 강화 필요
새해 첫날부터 동해안에 최대 약 85㎝ 높이 파도를 보낸 지진해일은 단층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 생긴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오르면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진해일은 일반적으로 바다 밑에서 지진과 같은 지각변동, 화산 폭발과 같은 해저 사태가 발생할 때 생긴다.
지진을 만드는 단층 운동 중에서도 ‘수직 운동’이 포함된 정단층·역단층에서 대형 지진해일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수평 운동이 위주인 주향이동 단층에서는 대형 지진해일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대표적 사례가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를 덮친 지진해일이다. 당시 규모 9.0 지진이 발생할 때 땅이 수직·수평 방향 모두로 움직였고, 대형 지진해일이 생겼다. 반면 2005년 3월에는 규모 8.7 지진이 일어났지만, 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여 대형 지진해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진해일은 지진 발생 지역에서 수천㎞까지 전달되기도 한다. 1960년에는 페루 인근 바다에서 지진이 나 약 1만4500㎞ 떨어진 일본에까지 피해를 줬다.
지진해일의 파장은 심해에서는 수십~수백㎞로 매우 길다. 파장은 주기가 짧으면 에너지가 더 빨리 줄어들고, 길면 에너지가 덜 줄어든다. 파장이 길면 해안선 부근에서 속도가 느려져도 파고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한국의 지진해일은 일본 인근에서 발생하는 대형 지진에 의한 사례가 대다수다. 서해에서는 지진이 나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 단층이 많다. 동쪽의 더 먼 바다에서는 지진이 발생해도 일본이 방파제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지진해일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같은 크기의 지진이라도 해수면 자체가 올라가 있으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지구물리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어스 퓨처’에 2021년 실린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을 이용한 비정지 확률론적 지진해일 위험성 평가’ 연구를 보면, 100년 빈도로 볼 때 지진해일 위험이 지역에 따라 5~8배 늘어난다는 내용이 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한국에서 흔들림과 지진해일이 같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까운 동해에서 지진이 나서 지진해일이 들어왔다는 의미”라며 “20~30분 안에 지진해일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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