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자구책 의구심"…태영 워크아웃 난항
티와이홀딩스 보유 보증채무
1000억원 중 수백억 미상환
태영건설, 채무 유예 요청에
당국 "오너가 사재출연 우선"
인색한 자구노력 채권단 불만
尹회장 직접 현장에 나올수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기업 구조 개선 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 만기가 도래한 1000억원대 '태영건설 보증채무' 중 수백억 원을 아직 갚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영건설 측은 티와이홀딩스의 미상환 보증채무에 대해 유예·감면 방안을 먼저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선 태영건설이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이나 오너의 사재 출연에 계속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3일 개최하는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건설이 내놓을 자구안에 오너 일가가 내놓을 사재 관련 구체적 출연 규모 등이 포함돼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티와이홀딩스에도 1000억원대 태영건설 보증채무 중 상당한 금액의 상환을 요구했다. 전체 보증채무 중 상환 요청이 있는 금액에 대해서는 일단 티와이홀딩스가 결제했다. 다만 만기가 도래했지만 금융사에서 상환을 요구하지 않은 보증채무도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건설이 3일 오후 3시 산업은행에서 400곳 이상의 채권단을 대상으로 자구안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가장 관심을 끄는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와 맞물려 보증채무 처리 방안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남아 있는 보증채무에 대해 유예 또는 감면 조치를 취해주면 오너 일가의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이 같은 요구에 사재 출연 등 자구 노력이 먼저라며 선을 긋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초반부터 시장과 당국에 불신을 자초한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자구안의 일환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2400억원을 지난달 29일 돌아오는 태영건설의 상거래채권 결제 자금 1485억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매각 자금 중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1133억원을 태영건설에 대여해주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2일 태영건설은 정정 공시를 통해 "지난달 29일 당사는 상거래채권 상환을 위해 티와이홀딩스에 400억원을 요청하며 차입했다"면서 "733억원은 필요 상황에 따라 차입이 실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상거래채권 1485억원 중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제외하고 상환했다. 태영건설이 외담대는 갚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을 두고 당국 내부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일부 채권은행에서도 불만이 감지된다.
일각에선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의 최근 행보가 태영건설을 포기하더라도 주력 계열사인 SBS를 살리겠다는 오너 일가의 의도된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시장과 당국이 태영건설의 자구 노력에 대한 진정성에 계속 의구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3일 회사가 다수 여론이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의 자구안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태영건설에선 구체적 출연 규모에 대해선 자구안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비트, 블루원 매각 등 예상되는 계획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데 일각에선 향후 매각 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직접 현장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오너의 사재 출연과 관련해 2012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200억원을 내놓았던 점 등을 들어 이보다 훨씬 많은 3000억원 이상은 출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종원 기자 / 한우람 기자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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