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송영길도 흉기에 피습…노무현·이명박은 계란 맞기도
대부분 유세현장서 사고
군사정권 땐 ‘계획적 공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던 중 지지자로 위장한 괴한으로부터 왼쪽 목을 흉기로 찔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를 계기로 과거 비슷한 사건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이던 2006년 5월20일 지방선거 유세 도중 괴한의 습격으로 오른쪽 뺨에 자상을 입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중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상처 부위 수술을 받은 뒤 입원해 있으면서 유정복 당시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대전은요”라며 접전지 판세를 물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가해자인 지모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2022년 대선을 이틀 앞둔 3월7일 서울 신촌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한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했다. 송 전 대표는 두개골 부분 함몰과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가해자인 표모씨는 당시 현장에서 체포됐다. 송 전 대표는 피습 다음날부터 머리에 붕대를 감고 선거운동을 재개했으나, 선거는 민주당 패배로 끝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02년 11월 ‘우리쌀 지키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해 연설하던 도중 청중이 던진 달걀을 얼굴에 맞았다. 당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쌀 수입 개방,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하는 사람들은 달걀 하나씩 맞아야 한다”고 말한 뒤 연설을 이어나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2007년 12월 경기 의정부에서 거리 유세를 하다 승려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이 “BBK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고 외치며 던진 달걀을 허리 부근에 맞았다. 같은 해 11월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한 30대 남성이 달걀 여러 개를 투척하며 소동이 벌어졌다.
2018년 5월에는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던 중 한 남성에게 턱을 가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가해자 김모씨는 김 원내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 척하다 폭행하며 “김경수 의원은 무죄”라고 외쳤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정적을 노린 계획적 테러도 이뤄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원내총무로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주도하던 1969년 6월20일 상도동 자택 인근에서 질산(초산) 테러를 당했다. 질산이 자동차 창문에 던져져 차창은 녹아내렸으나, 김 전 대통령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신 반대 운동을 벌이던 1973년 8월8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납치됐다. 김 전 대통령은 동해상으로 끌려가 살해당할 뻔하다 5일 만에 풀려났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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