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재판 내주 일정부터…줄줄이 연기될 듯
위증교사·대장동 재판 차질
법관 인사 겹치면 더 늦어져
검 수사 ‘정중동’ 행보 예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은 이 대표가 받는 재판·수사 일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법원에서 크게 3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지난 대선 때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사건, 위증교사 사건이다. 이 사건들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들은 법원 휴정기가 끝나는 1월 둘째주부터 재판 일정을 줄줄이 잡아놓았다.
이 대표 측 변호인들은 2일 경향신문에 “상황을 파악 중이며 (재판 연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피습으로 인한 건강 회복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이 대표가 피고인으로서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 위증교사와 대장동 사건 재판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위증교사 사건은 당장 일주일 뒤인 오는 8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첫 정식 공판이 잡혀 있다. 첫 정식 공판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 피고인 입장 개진 등 재판의 기본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하지만 변호인단이 이 대표의 건강 등을 이유로 공판 연기 신청을 하면 재판부가 검토 후 연기 여부를 결정한다.
이 사건은 검찰이 신속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기도 하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 김진성씨가 위증 혐의를 자백했고 이 대표와 김씨의 녹취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판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심 결과가 오는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통상 다음달 있는 법관 정기인사 시기에 재판이 많이 열리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위증교사 사건 심리는 더 늦어질 수 있다. 해당 재판부는 오는 9·12일 대장동 사건 재판을 열어 관련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지만 역시 이 대표가 출석하지 못하면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는 오는 19일, 다음달 2일, 3월8일 공판기일을 잡아놓았다. 이 대표는 그동안 이 재판에 대부분 출석했고, 직접 증인을 상대로 질문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다만 공직선거법 사건은 피고인 없이 재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불출석해도 재판을 열 수 있다. 다만 피고인 없는 변호인의 변론에도 피고인과의 논의는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재판 역시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수원지검은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한 ‘428억원 약정’ 건으로 이 대표를 수사하고 있고, 20대 대선 직전 이 대표 대선 캠프가 허위보도에 관여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줄곧 이 대표 수사에 집중해왔지만 초유의 피습 사건이 발생한 만큼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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